야속한 방망이… 내가 던지면 잠자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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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약한 득점 지원에 우는 투수들
SK 김태훈, 3경기 평균자책점 2.84
1점대 득점 지원에 첫 승 신고 못해
한화 김민우 1점대 눈부신 투구에도 3차례 선발등판서 승리 없이 1패

김태훈(SK)
김태훈(SK)
선발투수 혼자서 승리를 만들 순 없다. 한 점도 내주지 않아도 팀 타선이 점수를 얻지 못하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다. 그런데 올 시즌 KBO리그에 유독 불운한 투수들이 있다. 저조한 득점지원에 우는 투수들이다.

2020시즌 KBO리그 득점지원 Worst 5 27일 현재. 김민우는 선발 등판 시 기록. 1차례 구원 등판은 통계에서 제외.
27일 현재 가장 불운한 투수로는 SK 왼손 투수 김태훈(30)을 꼽을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구원으로 활약하다 올해부터 선발로 보직을 바꾼 김태훈은 3경기 19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4의 좋은 피칭을 했다. 하지만 그는 아직도 첫 승을 신고하지 못했다. 패전만 두 차례 기록했다. 9이닝당 득점지원이 1.42점으로 저조했기 때문이다.

우천 취소 등으로 각 팀의 선발로테이션이 엉키면서 SK의 5선발인 김태훈은 상대팀 1, 2선발과 맞대결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태훈은 3차례의 등판 중 롯데 1선발 스트레일리(32), KIA 2선발 브룩스(30)와 한 차례씩 맞붙었다. 시즌 초반 팀이 최하위에 전전한 영향도 무시할 순 없지만 반드시 그런 것만은 아니다. 팀 동료 투수 핀토(26)의 경우 9이닝당 5.56점의 득점지원을 받았기 때문. 더욱이 지난해 필승조로 활약했던 김태훈이 선발로 자리를 옮기면서 팀의 불펜진도 약해졌다.

에이스라고 쉽게 승리를 따내는 것도 아니다. 롯데 스트레일리 역시 10개 구단 선발 투수를 통틀어 김태훈에 이어 두 번째로 낮은 득점지원(9이닝당 1.91점)을 받고 있다. 이 때문에 5경기 28과 3분의 1이닝 동안 평균자책점 2.86이라는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도 단 1승(2패)밖에 따내지 못했다. 26일 삼성과의 경기에서도 6과 3분의 1이닝 동안 안타 3개만을 내주며 무실점 호투했지만 승리와 인연을 맺지는 못했다.

왼쪽부터 스트레일리(롯데), 김민우(한화)
왼쪽부터 스트레일리(롯데), 김민우(한화)
이 밖에도 한화 김민우(25), LG 윌슨(31), KIA 브룩스(30) 순으로 적은 득점지원을 받고 있다. 특히 김민우는 3차례의 선발 등판 경기에서 1점대 평균자책점(1.37)을 기록했지만 아직 승리 기록이 없다. 9이닝당 2.29점밖에 득점지원을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물론 시즌이 지날수록 득점지원은 평균만큼 오를 가능성이 높다. 프로야구 통계사이트 ‘스탯티즈’에 따르면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졌던 지난해에도 규정 이닝을 채운 선발투수들은 모두 9이닝당 최소 3점 이상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SK에서 방출된 뒤 곧바로 롯데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던 다익손이 9이닝당 3.42점으로 득점지원이 가장 저조했다. 관건은 빈약한 득점지원 속에서도 자신감을 잃지 않고 좋은 구위를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다.

반대로 타선의 화끈한 도움을 받는 투수도 있다. LG 임찬규(28)는 3경기 18이닝에서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하는 동안 9이닝당 12.00점의 득점지원을 받았다. 덕분에 벌써 2승(무패)을 챙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kbo#선발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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