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고도의 격동 상태’는 핵 즉시 발사 가능 의미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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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신문 영문판 ‘high alert’ 표현… 조동준 교수 “빠른 시간내 사용 뜻해”

북한이 노동당 제7기 중앙군사위원회 4차 확대회의 결과를 공개하며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격동(격발) 상태에서 운영하겠다”고 밝힌 것을 영문으로는 ‘고도의 경보 상태(on a high alert operation)’로 표현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문 발표에서는 핵무기 즉시 발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더욱 명확히 하면서 대미 경고 수위를 높였다는 것이다.

24일 노동신문 영문판은 “전략 무력을 고도의 경보 상태로 운영(putting the strategic armed forces on a high alert operation)”하는 새로운 방침이 회의에서 제시됐다고 전했다. ‘고도의 격동 상태’란 다소 불명확한 국문 표현을 영문판에선 ‘고도의 경보 상태’로 옮기며 미국을 겨냥한 메시지를 더욱 선명히 한 셈. 이에 미-러 등 핵 강국이 핵무기를 즉시 발사 가능한 상태로 두는, 이른바 ‘경보 즉시 발사(LOW·Launch on Warning)’ 개념을 차용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조동준 서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북한이 핵무기에 격동 상태라는 표현을 쓴 것은 처음”이라며 “이는 매우 빠른 시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한다”고 했다. 류성엽 21세기군사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결국 동북아 어디든지 즉각적으로 (핵 공격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핵 억지 주도권이 북한에 있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라고 했다.

고체연료 자신감을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전문연구위원은 “북한이 고체연료가 안정화됐다는 판단을 내렸으며, 고체연료를 탑재해 발사 시간을 줄인 핵무기를 언제든지 쏠 수 있다는 점을 내비친 것”이라고 했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북한#고도의 격동 상태#핵 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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