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안철수-유승민-홍준표와 ‘꼬인 매듭’ 풀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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金비대위 앞길에 ‘외연확장’ 과제

미래통합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 내정자의 제1야당 대표로서의 사실상 첫 과제는 미래한국당 합당과 외연확장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비대위원 구성과 무소속 의원 복당 문제 등 주요 당면 과제들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통합당 유승민 의원,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 등 보수진영 대권 주자들과 직간접으로 연관돼 있어 “대권주자들의 협조와 건강한 경쟁이 ‘김종인호’ 성공의 조건”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김종인 비대위 출범을 앞두고 김 위원장 측엔 통합당과 한국당 합당 문제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전달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5일 한국당 관계자는 “합당 문제를 논의할 한국당 합동회의와 최고위원회가 26일 잇따라 열린다”면서도 “한국당을 국민의당과 제휴할 ‘중도개혁 플랫폼’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어 김 내정자의 생각이 중요한 국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일각에서도 한국당(19석)과 국민의당(3석)의 ‘공동 교섭단체 구성론’이 꿈틀대고 있다. 29일까지 통합당과 한국당의 합당이 순조롭게 이뤄지더라도 안 대표를 포함한 ‘제2보수·중도 통합론’은 비대위의 추진 과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김 내정자와 안 대표의 관계는 ‘비판적 밀당(밀고 당기는) 관계’로 볼 수 있다. 과거 김 내정자는 안 대표의 멘토로 불렸다. 하지만 2016년 총선에선 더불어민주당 대표인 김 내정자는 안 대표를 “불리하니 밖으로 나간 사람”이라고 했고, 국민의당을 창당한 안 대표는 김 내정자를 “‘모두 까기’ 차르”라고 비판했다. 2017년 대선에선 안 대표가 김 내정자에게 “개혁공동정부 준비위원장을 맡아달라”고 요청하면서 김 내정자가 안 대표를 도왔다. 하지만 이번 총선 직후 김 내정자는 안 대표를 놓고 “그 사람은 이미 시험이 끝났다”고 했다.

통합당 비대위원 구성은 유승민 의원과 엮인 문제다. 당내에선 김세연 의원과 유성걸, 김웅 당선자 등 유승민계 인사들이 비대위원 후보로 많이 거론되고 있어 김 내정자가 이를 얼마나 수용하느냐에 따라 유 의원의 향후 당내 입지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유 의원은 2016년 김 내정자의 민주당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 대해 “상당히 공감이 간다”며 호평했다. 하지만 이번 총선에서 김 내정자가 내놨던 ‘100조 원 코로나 예산’과 ‘대학생 100만 원 지원’ 공약에 대해선 비판적이었다. 김 내정자는 2월 유 의원의 ‘새 집 짓기’ 보수통합 구상에 대해 “새 당으로 무엇을 지향하느냐가 나와야 한다”고 꼬집어, 두 사람을 ‘우호적 견제관계’로 보는 시각이 많다.

김종인 비대위를 반대했던 홍준표 전 대표의 복당 문제는 ‘40대 경제통 대선주자’를 언급한 김 내정자의 2022년 대선 구상과 맞닿아 있다. 홍 전 대표는 이날 “김 내정자가 당을 제대로 혁신, 개혁해서 국민에게 다가가는 정당으로 만들어주면 좋겠다”면서도 “공정한 경선을 통해 당의 대선주자를 결정하면 될 일이지 김 내정자가 좌지우지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날을 세웠다. 김 내정자는 2012년 새누리당 비대위원 시절 홍 전 대표의 퇴진을 주장했고, 당시에도 홍 전 대표는 김 내정자의 아킬레스건으로 꼽히는 ‘동화은행 비자금 사건’을 제기했다.

최우열 dnsp@donga.com·김준일 기자
#통합당#김종인 비대위#홍준표#안철수#유승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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