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외국인유학생 취업 제한 검토”… 한국학생 타격 우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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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미국인 실업률 급등에 노동허가 OPT 중지 추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최악의 실업대란을 겪고 있는 미국이 외국인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현지에 취업할 수 있는 기회를 제한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 유학생 가운데 중국, 인도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수를 차지하는 한국 유학생 5만여 명에게 불똥이 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3일(현지 시간) 외국인 유학생들이 졸업 후 학생비자로 1년 또는 3년간 미국에서 일할 수 있게 허용하는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프로그램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제한을 둘 것으로 보인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최종 방안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의학 등 일부 분야를 제외하고 1년간 OPT 프로그램을 중지하는 방안과 특정 산업에 대한 표적 규제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OPT는 ‘전문직 단기 취업비자(H-1B)’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 대학 졸업 후 OPT를 이용해 ‘노동허가’를 받고 1년간, 과학·엔지니어 전공자는 3년간 일하며 H-1B를 준비한다. 2018∼2019년 OPT 프로그램에 따라 미국 기업에 취업한 외국인 유학생은 약 22만3000명으로 조사됐다.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사태로 실업률이 지난달 14.7%로 급등하는 등 실업대란이 벌어지자 미국인 대학 졸업자를 보호하기 위해 이 같은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미국의 20∼24세 청년 실업률은 지난달 25.7%까지 치솟았다.

OPT 프로그램이 제한되면 유학생은 대학 졸업 후 미국 내 체류 자격을 잃게 되고, 이로 인해 취업비자를 준비할 시간을 확보할 수 없게 된다. 최악의 경우 졸업 직후 고국으로 귀국해야 하는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한인 유학생도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미 국제교육원에 따르면 2018∼2019학년도 미국 대학의 외국인 유학생은 중국(36만9548명), 인도(20만2014명), 한국(5만2250명) 순으로 많았다.

미 기업 300여 곳과 경제단체, 교육기관들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21일 서한을 보내 “취업비자 발급 제한이 상당한 경제적 불확실성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전달했다.

뉴욕=박용 특파원 parky@donga.com
#미국 행정부#외국인유학생#opt#취업 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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