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연상 극한 상황서 드러나는 인간 본성

이서현 기자 입력 2020-05-21 03:00수정 2020-05-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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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어둠 속으로’
독특한 재난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어둠 속으로’의 한 장면. 코로나19 대유행을 연상케 하는 상황이 시청자를 사로잡으며 국내 넷플릭스 인기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 넷플릭스 제공
벨기에 브뤼셀에서 러시아 모스크바로 향하는 밤 비행기가 이륙을 준비한다. 정체 모를 테러리스트가 비행기를 탈취하고 부기장과 헬리콥터 조종 경력이 있다고 손을 든 승객 한 명이 관제탑의 승인 없이 비행기를 이륙시킨다. 폐쇄된 공간에서 테러리스트와 승객들 간 대립을 다룬 액션물이라고 생각했다면 섣부른 판단이다. 이 재난의 진짜 실체는 인류 생명의 근원 태양이다. 태양 전자기장의 변화라는 불가사의한 일이 벌어지며 햇빛에 노출되면 인간은 죽는다. 일면식도 없는 승객들을 실은 비행기는 태양을 피해 끊임없이 서쪽으로 가야 한다.

넷플릭스를 통해 이달 1일 공개된 벨기에 드라마 ‘어둠 속으로(Into The Night)’가 인기다. 익숙하지 않은 배우들, 영어도 아닌 프랑스어 대사에도 공개 이후부터 꾸준히 한국에서 가장 많이 본 넷플릭스 콘텐츠 톱10 순위를 유지하면서 입소문을 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이후 좀비, 자연재해같이 디스토피아 소재를 다룬 재난물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이 작품의 소재와 설정은 단연 독특하다.

이 시리즈의 몇몇 단면은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재앙에 처한 인류의 현실과 꼭 닮아 있다. 태양이 재난의 근원이라는 SF적 설정은 치료제가 나오기 전까지 인류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코로나19를 연상케 한다. 살아남은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태양을 등지고 햇빛이 닿지 않는 곳으로 달아나는 것뿐.


전 세계적으로 사회적 거리 두기를 지속하고 각국의 국경이 닫힌 극한 상황에서 인간 본성이 드러나는 모습 역시 마찬가지다. 악인이라고 생각했던 사람이 남을 돕고 카오스에 빠졌던 비행기 안은 나름의 질서를 찾아간다. 서로 돕지 않으면 모두가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은 극 중이나 현실이나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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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 에피소드가 40분 내외 짧은 러닝타임으로 구성돼 비행기의 속도로 시청자들을 빨아들인다. 폴란드 소설가 야체크 두카이가 2015년 공개한 SF소설 ‘The Old Axolotl’이 원작이다.
 
이서현 기자 baltika7@donga.com

#어둠 속으로#코로나19#the old axolo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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