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한명숙 뇌물수수 사건 재조사” 檢 “한만호 비망록 새로울것 없다”

황성호 기자 , 박성진 기자 입력 2020-05-21 03:00수정 2020-05-21 0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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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만호 “檢이 협박” 비망록 공개되자 김태년 “한명숙, 강압수사 피해자”
추미애 “정밀조사 필요성 공감”
大法 확정판결 뒤집기 시도 논란
당시 수사팀은 “허위 사실” 일축
여당이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에 대한 재조사를 요구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법무부와 검찰이 한 전 총리 사건의 진실을 밝히는 일에 즉시 착수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 인터넷 언론이 고 한만호 전 한신건영 대표의 옥중 비망록 내용을 보도한 지 6일 만이다. 비망록엔 검찰이 추가 기소 등을 언급하면서 한 전 대표에게 수사에 협조할 것을 강요해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허위 진술을 했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2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한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구체적인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점에 충분히 공감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시 검찰 수사팀은 대법원 확정 판결까지 뒤집으려 한다고 비판했다. 2010년 한 전 총리 뇌물수수 사건을 맡았던 수사팀 관계자는 “비망록은 한 전 총리 재판 과정에 증거로 제출돼 엄격한 사법적 판단을 받은 문건”이라며 “법원이 ‘검사의 회유 협박’ 등의 주장은 모두 근거가 없다고 판단해 유죄 판결을 선고하고 확정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20일 법사위 전체회의에 출석한 조재연 법원행정처장은 “확정된 재판에 대한 의혹 제기가 증거가 될 수 없다. 의혹 제기만으로 과거 재판이 잘못됐다는 식으로 비칠까 염려된다”고 했다. 조 처장은 ‘불신 조장보다 재심 청구가 억울함을 밝히는 데 가장 좋은 방법이냐’란 미래통합당 김도읍 의원의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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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檢 회유 협박’ 비망록에 수사팀은 “허위 사실”


공책 29권, 약 1200쪽 분량인 한 전 대표 비망록엔 ‘검사의 회유 협박이 있었다’ ‘검찰이 허위 진술을 암기하게 해 증언을 조작했다’ ‘친박계 정치인에게 6억 원을 제공했다고 했는데도 검찰이 덮었다’ 등의 내용이 담겼다.

당시 검찰 수사팀은 “한 전 대표는 구치소에 수감돼 있는 동안 통상의 노트에 ‘참회록, 변호인 접견노트, 참고노트, 메모노트’ 등의 제목을 붙인 뒤 검찰 진술을 번복하고 법정에서 허위 증언을 하려는 계획 등을 기재했다”며 “이런 노트를 법정에서 악용하기 위해 다수의 허위 사실을 기재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법원은 1∼3심 재판에서 (비망록) 문건을 증거로 채택했고, 대법원은 이 문건과 다른 증거를 종합해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년의 유죄를 확정했다”며 “당시 재판부와 변호인은 (비망록) 내용을 모두 검토했기 때문에 내용이 새로울 것도 없고 아무런 의혹도 없다”고 했다.

검찰 수사 단계에서 “한 전 총리에게 뇌물을 줬다”고 진술했던 한 전 대표는 한 전 총리에 대한 1심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진술을 뒤집었다. 이 같은 진술 번복으로 1심 법원은 한 전 총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 법원은 한 전 대표의 검찰 진술이 일관되고 법정에서 진술을 뒤집은 경위가 석연치 않다고 봐 유죄를 선고했다.

대법원도 전원합의체 판결을 통해 2015년 8월 유죄를 선고했다. 한 전 총리가 수뢰한 9억 원 중 수표로 건네진 1억 원을 포함한 3억 원에 대해서는 유죄라는 의견이 전원일치였다. 나머지 6억 원은 유죄 8명, 무죄 5명으로 의견이 갈렸다. 검찰에서 했던 진술을 법정에서 뒤집은 한 전 대표는 위증 혐의로 기소돼 2017년 5월 징역 2년의 유죄 판결이 확정됐다.


○ 與 “사법 농단 피해자” 野 “사법 불신 조장”


김 원내대표는 한 전 총리에 대해 “검찰 강압 수사의 피해자”라고 강조했다. 2009년 12월 수뢰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던 한 전 총리가 2010년 5월 한 전 대표에게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추가 기소된 점 등을 부각시킨 것이다.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사법행정권 남용 수사 당시 공개된 문건에서 한 전 총리 사건이 언급된 것을 거론하며 재판거래 의혹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상고법원을 도입하기 위해 여당(새누리당)과 청와대를 설득해야 하는데 키(열쇠)가 되는 사건이 한 전 총리 사건이었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 의원들은 여권의 ‘한명숙 구하기’ 발언을 비판했다. 통합당 정점식 의원은 “한 전 총리가 주장하지도 않은 일부 의혹에 대해 대법원이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는 얘기는 법적 안정성을 훼손하고 사법 불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호 hsh0330@donga.com·박성진 기자

#더불어민주당#한명숙#뇌물수수#검찰 재조사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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