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도 “매각 계획 없다”는데, 두산 구단 매각설 왜 계속 불거지나

강산 기자 입력 2020-05-20 14:38수정 2020-05-20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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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두산 베어스가 잊을 만하면 불거져 나오는 구단 매각설로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19일 “두산중공업 채권단이 그룹에 ‘두산 베어스도 매각하라’고 강력하게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를 계기로 매각설이 다시 점화됐다. 이 같은 보도 직후 두산 구단 홍보팀 관계자는 “이에 대해선 파악된 바가 전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두산 구단은 애초부터 이 사안에 대해 무대응 원칙을 고수해왔다. 20일에는 채권단 측도 “그룹 측에 두산 베어스의 매각을 요구했다는 일부 언론 보도는 사실 무근”이라는 의사를 전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매각설이 불거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

두산그룹은 4월말 두산중공업의 경영정상화를 위해 3조원 규모의 자구안(재무구조 개선계획)을 채권단에 제출한 바 있다. 유상증자, 자산매각 등을 포함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자연스레 ‘대중에게 많이 알려진 두산 구단 역시 매각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돌기 시작했다. 최근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은 핵심 선수들이 여러 명 이적한 것은 이를 뒷받침하는 정황증거처럼 해석됐다.


지난 3년간 김현수(LG 트윈스·4년 115억 원), 민병헌(롯데 자이언츠·4년 80억 원), 양의지(NC 다이노스·4년 125억 원) 등 한때 두산을 대표했던 스타들이 앞 다퉈 팀을 옮겼다. 올 시즌이 끝나면 최대 9명이 FA 자격을 얻는다. 당장의 구단 운영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이때 선수들이 대거 이탈할 경우 또 한 번 매각설이 불거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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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은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원년부터 지난해까지 통산 6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명문구단이자, 대한민국의 수도인 서울을 연고로 하는 인기구단이다. 선수층이 화려하고, 팬들의 충성심도 높은 매력적인 구단이다. 특히 현 구단주인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의 야구단 사랑은 엄청나다. 이 모든 것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무형의 가치다.

채권단이 이 같은 상황에 주목해 ‘야구단 매각’ 카드로 그룹을 압박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한마디로 그룹을 흔들기 위한 하나의 수단으로 야구단 매각설을 언론에 흘리는 게 아니냐는 시각이 존재한다. 과거 자금 융통이 여의치 않았을 때 주요 계열사 및 사업부 매각을 단행해왔다는 점도 매각설이 불거진 원인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두산 구단을 매각해도 큰 돈이 나오진 않는다는 것이 금융권의 대체적 시각이다. 지난해 매출액 580억 원, 영업이익 32억6000만 원을 기록한 두산 구단의 가치는 대략 1000억 원으로 두산중공업이 마련해야 할 3조 원에 비하면 큰 돈이 아니다. 그간 매각설이 지속됐던 두산퓨어셀 및 두산솔루스, 두산타워 등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이다.

대기업이 야구단을 운영하는 이유는 수익창출보다는 지역사회 및 야구팬들과 호흡하며 그룹 홍보효과를 기대하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의 한 관계자도 20일 전화통화에서 “금융쪽 채권단의 상황을 정확히 알 수는 없다”면서도 “두산 베어스 매각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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