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집회, 1주일 전과 달라진 정의연…“탄압”→“송구해”

뉴시스 입력 2020-05-20 13:55수정 2020-05-2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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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40차 수요집회도 예정대로 진행
현장엔 지지하는 시민 상당수 모여
이나영 이사장, 이사회측 입장 발표
"회계감사 공식요청후 절차 대기중"
"이 운동 역사 무너지게 해선 안돼"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을 둘러싼 논란이 2주째 계속되는 가운데,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여느때처럼 수요집회가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 이용수(92) 할머니가 지난 7일 최초 제기한 기부금 유용 의혹이 종합적인 회계 부실에 이어 안성 소재 쉼터 등 갖가지 논란으로 증폭된 이후 열린 자리다.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은 이날 제1440차 수요집회에서 “지난 7일 이후에 벌어진 상황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며 “그간 정의연·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의연의 전신)과 함께해 준 시민, 피해자분들 마음에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의혹에 대해 “종식”, 일부 관련 보도 등에 대해 “탄압행위”라고 언급했던 지난 13일 1439차 수요집회 때와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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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이어 “무엇보다 문제 해결을 소망하다가 돌아가신 분들의 의지를 제대로 받들지 못했다는 생각에 슬픔과 아픔을 함께 느낀다”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이 운동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국내외 시민들, 활동가들, 피해자들의 다양한 목소리를 겸허히 듣고 가슴에 새겨 정의연 설립 원칙과 정체성에 더 충실하면서도 시민과 가까이 호흡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또 “정의연은 회계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한국공인회계사회 외부 회계감사를 공식 요청한 후 절차를 기다리고 있다”며 “확인과 검증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억측과 허위사실에 기반한 보도, 예단을 부디 삼가해 달라”고 호소했다.

아울러 “일본 식민지 지배책임, 전쟁책임, 성노예제 책임이 지속적으로 부인·왜곡되고 있다”며 “30년간 피해자와 활동가들을 책임 추궁의 위치로 내몬 한국정부도 문제 해결의 책임감 있는 주체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장 최전선에서 전쟁범죄와 전시성폭력, 성노예제 문제를 국제적으로 의제화하고 보편인권 문제에 기여한 이 운동의 역사가 참담히 무너지게 해선 안된다”며 “우리 정의연 이사들은 냉철하고 지혜롭게 이 사태에 임하며 국내외적 위상에 맞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수요집회를 주관한 평화나비네트워크는 “도를 넘은 의혹과 질문들이 연일 칼처럼 여기저기서 날아들고 있다”며 “해명을 하지 않으면 사실이 되고, 해명을 하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끝없는 굴레에 빠지게 되고, 어느덧 진짜 이야기는 중요하지 않은 시점이 됐다”고 했다.

이어 “마녀사냥을 자행하는 수구언론과 극우세력을 단호하고 분명하게 막아내야 한다”며 “이들은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지웠고 이 운동을 친일과 반일의 이분법으로 만들어온 자들”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힘을 모아 혐오세력을 막아내고 이 운동의 가치와 지향점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연대는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으면서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논란 후 첫 수요집회인 지난주에 이어 이날도 정의연과 수요집회를 지지하는 시민들이 상당수 현장에 모였다. 이들은 ‘위안부 문제를 올바로 알리는 오랜 걸음들을 응원합니다’, ‘우리가 함께 만든 역사 수요시위 30년 우리가 끝까지 이어간다’ 등의 문구가 적힌 손 팻말을 들었다.

한편 인근에서는 반일동상진실규명공대위가 정의연 및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당선인(정의연 전 이사장)을 규탄하는 맞불 집회를 열었다. 일부는 수요집회 현장 인근으로 이동해 고성을 지르다가 수요집회 참석자들과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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