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다 얘들아” 인사도 잠시…“거기 떨어져서 걸어”

뉴시스 입력 2020-05-20 10:36수정 2020-05-20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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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고3 첫 등굣길 "설레지만 걱정되는것도 사실"
교사들 마중 나와 한줄서기 안내, 발열체크 후 입장
“오랜만이야 반갑다 얘들아. 뛰지말고 천천히 한줄로 들어가. 거기 떨어져서 걸어.”

20일 오전 8시 울산 함월고등학교 교정. 고3 학년부장 장성진 교사는 마스크를 쓰고 하나 둘씩 도착하는 학생들에게 인사를 건네는 것도 잠시 거리두기 수칙을 알리느라 분주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등교가 미뤄진 후 80여일만에 학교를 찾은 고 3 학생들은 정문 앞에서 만난 친구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삼삼오오 무리지어 교정으로 들어갔다.


코로나19로 등굣길 풍경이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학교 교정에는 한줄서기를 위한 줄이 쳐졌고, 중앙 현관에는 발열체크 장비와 손소독제가 비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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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닥에는 사회적 거리두기 지침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이날 학생들은 물론 이들을 마중 나온 교사들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였다. 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거리를 두고 줄을 서도록 안내했다.

교정 안에서 선생님을 만나자 한 학생은 “선생님 안녕하세요. 보고싶었어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이에 선생님은 “000 머리 드라이가 잘 됐네. 아침에 여유가 있었나보지”라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

한 학생은 한줄서기를 하고 있는 학생들을 제치고 앞으로 뛰어나가는 돌발 행동을 하자 교사가 이 학생을 제지하기도 했다.

오랜만에 교복을 입고 친구들과 함께 등굣길에 오른 학생들은 설레면서도 한편으로 걱정스러운 모습이었다.

3학년 3반 전준엽 학생은 “오랜만에 학교에 와서 기분도 좋지만 당장 얼마 남지 않은 수능시험이 걱정되기도 한다”며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도록 방역 수칙 잘 지키면서 친구들과 즐겁게 남은 학교 생활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교실 건물 입구에 들어서자 학생들은 열화상카메라 앞에 서서 발열 체크를 했다. 일부 학생이 통과하자 감지기에서 삐삑 소리가 울렸다. 교사는 이 학생을 옆으로 잠시 옮긴 후 비접촉 체온계로 다시 열체크를 한 뒤 정상 체온이 확인되자 안으로 들여보냈다.

학생들이 등교를 마친 오전 8시 20분 교실에서는 담임교사와의 첫 대면이 이뤄졌다.

책상은 한줄로 배치됐고, 1m 간격을 띄우고 앉았다. 학생들은 코로나19 사태 후 맞이하는 대면 수업이 어색한 듯 시선을 이리저리 돌렸다.

각 반 담임교사들은 학생들에게 간단한 소개를 마친 후 칠판에 적힌 생활 수칙을 설명했다. 칠판에는 ‘타교실 절대 출입금지’, ‘다른 학생 책상 및 물건 절대 터치 금지’, ‘공기청정기 사용금지’ 등이 적혀있었다.

이 학교 3학년 6반 강병국 학생은 등교 소감에 대해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난게 제일 기쁘다”며 “빨리 코로나가 진정돼 마음껏 이야기 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성진 교사는 “지금 학생들은 입시 준비 시간이 짧아 재수생에 비해 불리하다”며 “입시를 생각하면 학생들이 안쓰러운 것도 사실이다. 코로나19 대비를 철저히 하면서 진학 지도에 열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함월고 3학년 3반 교실을 찾은 노옥희 울산교육감은 학생들에게 “그동안 가정에서 온라인수업을 하느라 고생이 많았다”며 “입시에 걱정이 많을텐데 대학은 많고 다양하다. 너무 스트레스 받지 않고 공부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날 울산지역 58개 고교에서 고3 학생 3700여명이 등교를 완료했다.

앞서 울산시교육청은 등교 수업을 앞두고 학교 방역작업을 실시했다. 학생 1인당 7매 마스크를 비축하고 등교와 동시에 2개의 면마스크를 지급할 계획이다.

[울산=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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