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초짜 사령탑 김남일 “감독, 어렵고도 재밌어…갈 길이 멀다”

뉴스1 입력 2020-05-20 05:52수정 2020-05-20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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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오후 광주 서구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0 1라운드 광주FC와 성남FC 경기를 2-0으로 승리한 김남일 성남 감독이 박진섭 광주 감독과 인사 나누고 있다. 2020.5.10 © News1
2020년 K리그 무대에는 유난히 이름값 높은 감독들이 여럿 가세해 일찌감치 스포트라이트가 향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주목받는 사령탑을 꼽으라면 김남일(43) 성남FC 감독을 빼놓을 수 없다.

상대를 빨아들인다 하여 ‘진공청소기’라 불리던 김남일은 터프한 플레이와 그에 딱 어울리는 외모와 말투로 큰 인기를 구가했던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성실한 자기관리로도 유명했던 김남일은 30대 후반인 2016년 봄에서야 은퇴를 선언했고 곧바로 지도자의 길로 접어들었다. 애초부터 감독에 대한 뜻이, 방향이 명확했던 인물이다.

현역에서 물러날 무렵 그는 “감독이 하는 일은 어마어마하다. 선수를 바꾸고, 팀을 바꾸고, 다른 팀을 바꾸고, 세상도 바꾸는 게 감독이다. 펩 과르디올라가 세상의 축구를 바꿨다. 이제는 한국의 대학팀도 패스 게임을 한다. 우리가 언제부터 세밀한 패스 게임을 했을까. 내가 그런 길을 갈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노력하겠다”는 말로 큰 포부를 설명한 바 있다.


2017년 장쑤 쑤닝(중국) 코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대표팀 코치, 2019년 전남 드래곤즈 코치 등으로 경험을 축적한 김남일 감독은 2020시즌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성남FC의 지휘봉을 잡고 프로 감독으로서의 출발선 앞에 섰다. 기대만큼 우려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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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지도자든 초행길은 시행착오가 따를 수밖에 없는데 단숨에 1부에 도전한다는 것을 걱정하는 이들이 적잖았다. 하지만 김남일 감독은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는 시즌이 끝난 뒤에 결과를 놓고 받겠다. 자신이 없었다면 거절했을 것이다. 자신이 있었기에 성남FC의 제안을 받아들였다”는 말로 당당한 각오를 피력한 바 있다. 초반이지만 괜한 소리는 아닌 모양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미뤄졌던 ‘하나원큐 K리그1 2020’이 2라운드까지 끝났다. 모두 예상했듯 강력한 우승후보 울산현대와 전북현대가 나란히 2연승으로 선두권으로 치고 나갈 준비를 하고 있고 짜임새가 배가된 김기동 감독의 포항스틸러스가 1승1무로 3위다. 그 다음에 위치한 팀이 김남일 감독의 성남FC다.

지난 9일 광주FC와의 원정 개막전에서 2-0으로 이기며 데뷔전에서 곧바로 승리를 맛본 김남일 감독의 성남은 17일 인천과의 홈경기를 0-0으로 마쳐 초반 1승1무로 순항 중이다. 맞붙은 팀들이 상대적으로 그리 강하지 않은 전력임을 부인할 수는 없으나 모든 팀들이 매 경기 혼전을 펼치는 와중 무실점으로 2경기에서 승점 4점을 챙긴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수확이다.

그러나 김남일 감독은 19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처음에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어려운 것 같다. 겸손하려는 게 아니라 진짜 시작해보니 차이가 있다. 역시 어려운 길”이라면서 “내부적으로 준비하는 것이나 머릿속으로 그리는 것과 실제 상대와 변화무쌍하게 겨루는 것은 다르더라. 앞으로도 더 많이 고민하고 느껴야할 것 같다”고 한숨으로 소감을 대신했다.

사실 2연승도 가능했던 흐름이었다. 2라운드 인천전에서 성남은 경기 내내 흐름을 주도하고도 마침표를 찍지 못해 무승부에 그쳤다. 광주전에서 2골을 넣었던 양동현 앞에 결정적 찬스가 찾아왔으나 아쉽게 놓친 것을 포함, 성남 스스로 곱씹어볼 점들이 있었다.

김 감독은 “인천이 수비적으로 나올 것이라 생각은 했으나 예상보다 (수비가)강했다. 준비를 했는데도 어려웠다. 0-0으로 비겼지만 개인적으로는 진 것 같더라. 골을 넣지 못했던 선수들도 그날 밤에 잠을 못 잤을 것”이라고 만족할 수 없던 경기였음을 전한 뒤 “2경기 무실점이라는 점은 긍정적이지만 결국은 골이 나와야한다. 그래야 경기가 늘어지지 않고 보는 분들도 재밌다”는 말로 궁극의 지향점은 ‘공격축구’라는 뜻을 표했다.

큰 틀에서 ‘선수들이 즐기는 축구’를 표방한다는 김남일식 축구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결과’를 좇는다고 했다. 취임식에서 김 감독은 “프로는 결과로 말을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자랑스러워 할만한 팀으로 만들고 싶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김남일 감독은 “그래서 인천전은 무승부에 만족할 수 없었다. 특히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일정이 짧지 않은가. 인천전은 골을 넣고 승리했어야하는 경기”라고 채찍질 한 뒤 “앞으로 강원-서울-대구-울산 등과의 경기가 이어진다. 이제부터 고비고 진짜 시작이다. 우리에게 쉬운 상대가 어디 있겠는가”라면서 매 경기 쏟아내겠다는 각오를 피력했다.

가뜩이나 경험이 많지 않은데 올 시즌은 코로나19 때문에 여러모로 평범하지 않아 초짜 감독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김 감독은 “아무래도 코로나19 여파가 있는 것 같다. 우리도 다른 팀들도 확실히 선수들의 감각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면서 “무관중도 생소하다. 환호성이 터지고 박수도 나와야 선수들이 흥이 나는데 답답한 면이 있다”고 평했다.

하지만 이내 “조건은 모두 똑같은 것 아니겠는가. 앞으로 더더욱 다양한 일들이 벌어질 것을 생각하니 기대된다”고 즐거운 도전 의지를 피력했다.

스페인 라리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이끄는 디에고 시메오네 감독을 연상 시키는 검은 수트 때문에 ‘남메오네’라는 애칭이 생겼다는 말에 “부끄러워 죽겠다. 그런 것은 안 해줬으면 좋겠다”고 멋쩍게 웃은 김 감독은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도 있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 팀을 만들어가는 행복감도 있다. 갈 길이 멀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차근차근 가보겠다”며 지도자로 처음 떠나는 여행에 대한 각오를 다졌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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