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D-1’ 학교 가보니…책상은 양팔 간격, 급식실엔 일회용 장갑

뉴스1 입력 2020-05-19 13:30수정 2020-05-19 2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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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에서 교직원들이 학생들의 위한 방역용품을 옮기고 있다. /뉴스1 © News1
“내일 아이들이 등교하면 덥다고 선풍기부터 틀 테니까요. 혹시 몰라서 다 분리해서 소독하는 거예요.”

고3 등교 개학을 하루 앞둔 1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고등학교 3학년7반 담임 신수영 교사는 책상에 올라가 일회용 종이타월에 소독제를 묻혀 선풍기 날개를 닦고 있었다.

여의도고는 지난 주 금요일 이미 학교 전체 시설·기구 소독을 완료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예방을 위해 한 번 더 소독 작업에 나선 것이다.


이 모습을 지켜본 이호연 3학년 부장교사는 “학생들이 조금이라도 위험한 상황에 놓이지는 않을까 걱정하고 애쓰는 게 선생님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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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부터 10개반에서 총 251명의 고3 학생이 나올 예정인 여의도고는 이날 막바지 등교 준비에 한창이었다.

중앙현관에 설치된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측정하고 손소독을 마치고서 올라간 고3 교실은 다른 기구 없이 책상과 교탁만 놓여 있어 썰렁했다. 교실 뒤편에 놓였던 사물함과 청소도구함, 쓰레기통 등을 모두 복도로 빼내고 책상 간격을 최대한 벌려놓은 상태였다.

정원이 25명인 3학년6반 교실의 경우 책상을 4열로 배치하고 1열당 6~7개 놓았다. 책상 간 좌우 간격은 정부가 권장하는 성인 기준 ‘양팔 간격’으로 띄어 놓았지만, 앞뒤 간격은 1m가 채 되지 않았다.

교실 공간이 한정된 상황에서 맨 앞줄에 앉은 학생이 교사의 수업을 듣는 데 불편함을 주지 않으려면 이 정도가 한계라고 했다.

정진권 교감은 “수업에 꼭 필요한 시설이 아니면 모두 빼내고서 최대한 간격을 벌렸지만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들에게 방역 수칙을 지켜줄 것을 계속 당부하고 교사들도 수시로 교육해 감염병 위험을 낮추는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교탁 옆에는 기구소독제와 일회용 종이타월, 비접촉식 체온계, 비상 상황을 대비한 보건용 마스크 등이 구비돼 있었다. 교실 앞·뒷문에는 손소독제가 비치돼 있었는데 누구나 교실을 드나들 때마다 손소독을 해야 한다.

각 책상에는 필터교체형 마스크 2장, 필터 2팩, 보건용마스크 1장, 손소독제가 포장된 ‘방역 물품 꾸러미’가 비치돼 있었다. 서울시나 서울시교육청으로부터 지원받은 것에 더해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구매한 방역 물품을 묶어 모든 학생에게 지급할 예정이다.

문승현 보건교사는 “이것 만으로 충분하지 않겠지만 최대한 학교에서도 추가로 방역 물품을 확보해서 학생들의 안전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며 “어제 밤 10시까지 방역 물품을 일일이 포장하고 비치하는 데 참여해준 7명의 다른 선생님들께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등교 개학 이후 여의도고 고3 학생들은 오전 7시50분 등교해 오후 3시15분 수업을 마친다. 원래는 3시50분에 끝나는데,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시차 급식에 따른 식사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각 수업을 5분씩 단축했다.

서울시교육청은 각 학교에 쉬는 시간도 기존 10분에서 5분으로 단축할 것을 권장했지만, 화장실에 다녀오는 시간 등을 고려하면 쉬는 시간 단축은 어럽다는 것이 학교 측 설명이다.

야간자율학습은 등교 이후 학생들을 상대로 수요조사를 시행해 원하는 학생만 안전거리를 유지하면서 제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급식실 풍경도 예전과는 다를 전망이다. 여의도고는 등교 개학을 준비하면서 급식 운영에 가장 중점을 뒀다. 이미 여러 감염병 전문가가 학교 급식을 감염병 예방의 약한 고리로 지목한 상황이다.

우선 한 번에 급식하는 인원을 기존 440명에서 130명으로 대폭 낮췄다. 식탁과 의자를 빼내 좌석 간 거리를 양팔 간격 이상으로 벌려 놓은 상태다.

학생들은 바닥에 붙어 있는 안전거리 유지 안내 스티커에 맞춰 거리를 유지한 채 배식을 기다리게 된다. 급식실에 입장하기 전에는 손소독을 하고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해야 한다. 식사를 마칠 때까지 일회용 비닐장갑을 벗으면 안 된다.

박모 영양교사는 “학생들이 무의식적으로 음식을 손으로 집어 먹을 우려가 남아 있어 불편하더라도 일회용 비닐장갑을 착용하게 할 방침”이라며 “빵처럼 손으로 먹는 음식은 당분간 식단에서 제외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탁은 한 면만 사용해 학생과 교사들은 한쪽 방향만 보고 식사를 하게 된다. 급식 시간은 오전 11시40분부터 낮 12시35분까지, 낮 12시35분부터 오후 1시30분까지 등 2부제로 운영된다.

여의도고는 식사 때마다 모두 7명의 교사를 급식 관련 방역 업무에 투입할 계획이다. 급식실 앞에서 발열 체크하는 데 2명, 급식 지도에 2명, 질서 유지에 2명이 투입되고 나머지 1명은 복도에서 학급별 순차 배식 시간을 안내할 예정이다.

정 교감은 “3학년 교사뿐만 아니라 1~2학년 교사, 교육공무직 등 학교의 모든 인력을 총동원하는 상황”이라며 “학교의 교육 기능이 약해지지 않으려면 정부에서 방역 관련 인력을 추가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부장교사는 “감염병 위험이 완전히 사라진 것이 아닌 데도 대입 등 불가피한 사정 때문에 학교에 와야 하는 학생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며 “학교는 학생이 있기 때문에 존재하는 곳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고 안심하고 등교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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