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코로나19 치료제 ‘하이드록시클로로퀸’ 일주일 넘게 복용 중”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입력 2020-05-19 13:17수정 2020-05-1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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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치료 효과를 놓고 논란이 계속돼온 말라리아약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을 복용 중이라고 밝혔다. 그가 의료 전문가들이 치명적인 부작용을 경고해온 약을 직접 먹고 있다며 사실상 홍보에 나선 것을 놓고 비판과 함께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이 치료제의 효능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보건복지부 내부고발자에 대한 질문을 받다 말고 갑자기 “내가 그 약을 먹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약을 먹고 있는지 알면 놀랄 것”이라며 “특히 (코로나19) 대응 최전선에서 일하고 있는 많은 사람들이 복용 중”이라고 주장했다. 깜짝 놀란 기자들이 재차 확인하자 “일주일 반 전 내가 복용을 시작했고 지금도 매일 먹고 있다”며 “이에 대한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이로 인해 문제가 생긴다면 여러분에게 이야기하겠다”고 말했다. 코로나19에 대비하고자 백악관 주치의에게 복용하고 싶다고 자신이 먼저 이야기했으며, 복용 후 현재까지 이상이 없다는 것. 그는 “이걸 복용한다고 잃을 게 뭐냐. 이것은 40년 동안 말라리아와 루푸스를 위한 약이었다”며 안전성을 강조했다. 약의 효능에 대한 증거를 묻는 질문에는 “내가 바로 그 증거”라며 “이에 대한 긍정적인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답했다. “국민들이 좋게 느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내 코로나19가 무섭게 확산하던 시점에 “신의 선물일지도 모른다”,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라는 등의 표현을 쓰며 극찬했던 약이다.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은 코로나19 치료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 약을 섣불리 쓸 경우 심장에 문제가 있는 환자들에게 치명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해왔다. 식품의약국(FDA)은 지난달 병원의 처방 없이 이를 복용하지 말라고 밝혔다.


친(親)트럼프 성향의 폭스뉴스조차 이날 “대통령이 그 약의 복용으로 잃을 게 뭐냐고 했다지만 여러 연구결과를 볼 때 (몸상태가) 취약한 사람들은 생명을 잃을 수 있다”며 복용하지 말라고 시청자들에게 권고했다. 뉴스 진행자는 “여러 번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그것이 여러분을 죽일 수도 있다”고 강한 경고 발언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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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요셉 대학병원의 밥 라히타 원장은 폭스뉴스에 출연해 “하이드록시클로로퀸이 코로나19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며 “이 약은 매우 위험할 수 있다”고 밝혔다. 리나 웬 전 볼티모어 보건위원은 트위터에 “이 약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많은 미국인들에게 해를 끼칠 수 있는 행동의 모델로 나서는 것을 심히 우려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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