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뚫고 中반도체 공장 찾은 이재용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김현수 기자 입력 2020-05-18 20:00수정 2020-05-18 2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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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발목 잡히거나 현재에 안주하면 미래는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첫 해외 현장경영에 나선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이같이 말하며 또다시 ‘미래’와 ‘위기’를 강조했다. 끊임없이 미래로 나아가야 변화에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다.

18일 중국 시안(西安)에 있는 삼성 반도체 사업장을 찾은 이 부회장은 시안 제2공장 증설 현장을 살펴봤다. 방진복을 입고 가동 라인을 둘러본 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영향 및 대책을 논의했다. 이 자리에는 진교영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장 사장, 박학규 반도체(DS)부문 경영지원실장 사장, 황득규 중국삼성 사장 등이 참석했다.


현장경영 때마다 “미래로 가야 한다”고 강조하며 임직원을 격려했던 이 부회장은 시안 사업장에서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가오는 거대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간이 없다. 때를 놓치면 안 된다”며 임직원 모두 위기감과 절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뜻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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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안은 삼성의 유일한 해외 메모리 반도체 공장으로 중국 내 전략적 생산기지로 꼽힌다. 삼성은 2017년 총 150억 달러(약 18조5025억 원) 규모의 대규모 투자를 발표하고 2공장 증설을 진행하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2월에도 시안 사업장을 찾기도 했다.

이 부회장의 중국 방문은 코로나19 사태 속 해외 현장 경영이라 더욱 화제를 모았다. 지금은 글로벌 항공망이 마비됐고, 각국마다 자가 격리 기준이 높아 기업인의 해외 출장에 제동이 걸린 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후 중국을 방문한 글로벌 기업인은 이 부회장이 처음이다. 이 부회장 역시 올해 2월 삼성전자 브라질 마나우스 사업장을 방문한 뒤 발이 묶였기 때문에 이번 중국 방문은 100여 일 만의 첫 해외 현장경영 행보였다.

이번 출장은 ‘한중 기업인 신속통로(입국절차간소화)’ 제도를 이용했기에 가능했다. 양국 외교당국의 합의에 따라 이달부터 중국을 찾는 기업인은 출국 전후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으면 중국 내 14일간 의무격리가 면제된다. 이 부회장뿐 아니라 시안을 찾은 진 사장, 박 사장 모두 출국 전에 코로나19 검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에서도, 귀국 후에도 코로나19 ‘음성’이어야 국내 자가 격리도 면할 수 있다.

이 부회장이 쉽지 않은 출장 환경 속에서 시안을 찾은 것은 글로벌 산업 생태계의 패러다임 변화와 코로나19 사태가 겹치며 위기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29년 대공황 이후 100년 만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삼성뿐 아니라 글로벌 기업 모두가 비상상황이다. 이 부회장은 이런 환경에서 가동중단 없이 업무에 매진한 시안 반도체 임직원들, 어려움 속에서 시안 제2공장 증설을 위해 중국행을 자처한 엔지니어들을 격려했다. 이번 행보는 동시에 글로벌 임직원 모두에게 ‘생존과 도약을 위해서는 잠시도 머뭇거려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던진 셈이다.

재계에서는 이 부회장이 삼성의 모든 역량을 결집해도 현재의 위기를 이겨내기 쉽지 않은 현실에 대한 답답한 심경을 내비쳤다는 해석도 나온다. 한 재계 관계자는 “삼성은 현재 내우외환 상황이다. 반도체 사업마저 경고등이 켜진 가운데 검찰 수사 등으로 인한 부담이 커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는 데 한계를 느낄 것”이라고 했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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