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식이법’ 시행에 불티나는 운전자보험…가입시 주의사항은?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8일 17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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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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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 박모(50) 씨는 사업상 운전을 많이 하는 까닭에 이미 오래 전 운전자보험을 가입해 뒀었다. 하지만 3월 ‘민식이법’ 시행으로 어린이보호구역 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된다는 소식을 듣자 벌금,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 등의 보상액을 높여야겠다고 생각했다. 운전자보험을 한 건 더 들면 된다는 설계사의 권유에 실제로 보험에 추가 가입한 박 씨. 그러나 나중에 알고 보니 벌금은 보험사에서 중복보상을 해주지 않았다. 보험이 1개든, 2개든 벌금이나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비용에 대한 보험금은 똑같다.

일명 ‘민식이법’ 통과로 어린이 보호구역(스쿨존) 내 교통사고에 대한 처벌이 강화됨에 따라 운전자보험 판매가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금융당국은 박씨의 사례처럼 불필요한 보험가입 역시 늘어나고 있다며 주의를 당부하고 있다.

18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에서 보상하지 않는 자동차사고로 인한 형사·행정상 책임 등 비용손해를 보장하기 위한 운전자보험 가입 건수는 4월 말 현재 1254만 건이다. 4월 한 달에만 83만 건(신계약)이 판매됐다. 1분기(1~3월) 월평균의 2.4배다. 문제는 운전자보험의 주요내용을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채 설계사들의 말만 믿고 가입한 이들도 많다는 것. 금감원 관계자는 “일부 보험 모집자가 운전자 보험이 있는데도 추가로 가입하도록 하거나, 기존 보험을 해지하도록 유도하는 등 불완전판매가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다.

금감원은 소비자 유의 사항으로 2개 이상의 보험에 가입하더라도 벌금과 형사합의금, 변호사 선임 비용 등을 위한 보험금이 중복 지급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했다. 운전자 보험에 가입한 A씨가 벌금 담보 특약(2000만 원 한도)에 가입한 후 사고를 내 벌금 1800만 원을 내야 하는 사례를 보자. A씨가 보험사 두 곳(각각 보험료 3000원)에 가입했을 경우 보험료는 2배로 뛰지만 수령하는 보험금은 1개 상품만 가입했을 때(1800만 원)와 똑같다. 중복지급이 안되고 실제비용만 비례보상되기 때문이다.

이미 가입한 운전자 보험의 벌금 한도가 낮아 늘리고 싶다면 보험을 해지하고 새로운 보험을 가입할 것이 아니라, 특약을 추가해 증액할 수도 있다. 또 만기 때 돈을 돌려 받지 않고 사고보장만 받기를 원한다면 적립 보험료가 없는 순수 보장형 상품을 선택하는 게 좋다. 만기 환급금을 받는 상품은 보장과 관계없는 적립 보험료가 포함돼 보험료가 비싸다.

이밖에 금감원은 운전자 보험은 중대법규 위반 중 사고 후 뺑소니, 무면허ㆍ음주 운전에 따른 사고는 보상하지 않는 점도 강조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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