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 공개된 ‘갓갓’ 문형욱 “잘못된 성관념으로 범행 저질렀다”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8일 14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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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개설 '갓갓' 안동경찰서 앞에서 심경 밝혀
"죄송하다. 성폭행 지시 3건, 피해자는 50명 이다"
검은 반팔티에 안경 "조주빈과 아무 사이 아니다

텔레그램 n번방 최초 개설자 일명 ‘갓갓’ 문형욱(24)이 18일 “죄송하다”는 말을 남긴 채 검찰에 송치됐다.

문형욱은 성착취물을 만들어 텔레그램에 유포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조주빈(24)이 운영한 ‘박사방’ 등 성착취물 공유 대화방의 시초 격인 n번방을 처음 개설한 인물이다.

문형욱은 이날 오후 2시께 경북 안동경찰서 나서면서 안경을 쓴 채 검은색 반팔티와 검은색 바지 등을 입고 포토라인에 섰다.

문형욱은 고개를 푹 숙인 채 “피해자들에게 한마디 한다면?”이라는 취재진 질문에 “죄송하고 죄송스럽습니다”고 말했다.

또한 “왜 미성년자 여성들에게만 범행을 했나?”, “경찰에는 어떻게 출두했나?”, “피해자 50명이 맞나?”, “상품권 90만원이 전부인가?” 등 이어진 질문들에는 “죄송하다. 경찰에게 연락이 와 조사를 받게 됐다. 성폭행 지시는 3건이다. 피해자는 50명이라고 경찰에게 말했다. 90만원이 전부다”고 답했다.

또 “조주빈과 어떤 사이인가?”, “현재 심경은?”이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조주빈과는 아무 사이아니다. 잘못된 성관념으로 범행을 저질렀다. 피해여성들에게 죄송하다”고 말한 뒤 호송차량에 탑승했다.

문형욱이 취재진에게 모습을 드러내자 대구에서 온 한 20대 시민이 “문형욱을 사형에 처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학생 윤모(26)씨는 “문형욱은 유영철보다 더한 악마이다”며 “피해자들에게 인분과 개밥 등을 먹이고 자해를 시키고 성폭행을 강요했다. 문형욱은 희대의 인격 살인마이다”고 소리쳤다.

이어 “피해자들은 평생 고통을 안고 살아야한다. 문형욱을 극형에 처해야 한다”며 “피해자들을 생각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디지털 성범죄자들을 모두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문형욱은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상 음란물 제작 배포, 아동복지법 위반, 형법상 강요·협박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은 지난 13일 신상심의공개위원회를 열고 문형욱에 대한 신상공개를 결정했다.

위원회는 “피의자의 신상공개로 인한 피의자의 인권 및 피의자의 가족, 주변인이 입을 수 있는 2차 피해 등 공개 제한 사유에 대해서도 충분히 검토했다”며 “그러나 피의자는 불특정 다수의 여성을 노예로 지칭하며 성착취 영상물을 제작·유포하는 등 범행 수법이 악질적·반복적이다”고 신상공개의 이유를 밝혔다.

문형욱은 자신의 신상정보가 공개된 직후 변호인을 선임했다.

경찰이 문형욱을 상대로 한 경찰 조사에서 파악한 피해 여성 10명은 모두 미성년자이다.

문형욱 구속 후에도 경찰은 성착취 피해자 11명을 추가로 확인해 현재까지 21명을 특정했다.

문형욱이 제작한 동영상 및 사진 등은 모두 3000여개이다. 이 영상들에 나온 피해 여성은 36명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이에 경찰은 각 피해자들에 대한 범죄 내용을 문형욱의 범죄사실에 추가했다.

문형욱이 게재한 텔레그램 방은 1번방부터 8번방까지, 쓰레기방 등 12개이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피해 여성은 50여 명이 달하고 2015년 7월부터 유사한 범행을 저지르기 시작했다”고 자백했다.

경찰은 이 같은 문형욱의 진술을 토대로 수사해 2015년 6월께 발생한 범행을 추가로 확인했다.

문형욱은 경찰 조사에서 2018년 12월 대구에서 발생한 여고생 성폭행 사건을 자신이 지시한 것이라고 자백하기도 했다.

대구 여고생 성폭행 사건은 A(29)씨가 성명불상자의 지시를 받고 SNS를 통해 만난 17세 여성을 대형마트 주차장, 모텔 등에서 성폭행하고 그 영상을 촬영한 사건이다.

문형욱은 당시 SNS에서 만난 A씨에게 “17세 여자를 만날 생각이 있느냐. 내 노예인데 스킨십은 다해도 된다”고 제안했다.

A씨의 범행 장면은 영상으로 촬영돼 문형욱에게 보내졌다. A씨는 B양 가족의 고소로 경찰에 붙잡혔다.

문형욱은 대구 여고생 성폭행 피해자 어머니를 협박하기도 했다.

문형욱은 A씨가 성폭행을 저지른 뒤 B양의 어머니가 이를 경찰에 신고하려 하자 메시지를 보내 협박했다. 신분 노출을 극도로 꺼린 문형욱은 B양 어머니를 직접 만나진 않았다.

경찰은 추가 조사를 통해 문형욱이 성착취 피해자들의 부모 3명을 협박한 사실도 파악했다.

특히 경찰은 문형욱이 ‘박사’ 조주빈과는 달리 범죄 수익을 목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것은 아닌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문형욱의 범행동기를 ‘성적취향’에 따른 것이라도 파악하고 있다.

문형욱은 1번방 개설 당시 입장료(1인당 1만원씩)를 문화상품권으로 받았다. 그 이후 개설된 방에서는 입장료를 받지 않았다. 입장료로 받은 문화상품권은 피해자에게 주기도 했다.

문형욱은 “자신은 절대 경찰에 잡히지 않을 것이다”고 확신하기도 했다.

그러나 경찰이 지난 9일 압수수색(지난 4월)을 통해 확보한 휴대폰 등의 증거를 보이자 “내가 갓갓이다”고 자백했다.

문형욱은 ‘박사’ 조주빈이 검거됐다는 언론 보도를 접한 뒤 소지하고 있던 디지털 증거를 초기화하거나 증거를 파기·인멸했다.

한편 문형욱이 재학 중인 경기도 안성의 A대학은 지난 13일 학칙에 따라 문형욱에 대한 징계처분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학 측은 문형욱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학칙에 따라 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징계 관련 규정에 따라 절차를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관계자는 “학칙 징벌규정에 따라 진행할 예정이다. 사회에 물의를 일으킨 경우에 해당해 중징계로 진행될 것 같다. 결과가 예견되는 사항이지만, 민감한 사안이라 다른 사례를 참고해 절차대로 진행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안동=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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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번방 최초 개설자인 일명 ‘갓갓’ 문형욱(24)이 18일 오후 경북 안동경찰서에 마련된 포토라인에서 “피해자들에게 죄송합니다”고 말한 뒤 검찰에 송치되고 있다. [안동=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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