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서 ‘님을 위한 행진곡’ 첫 공식 제창

뉴시스 입력 2020-05-18 11:22수정 2020-05-18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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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윤상원·박기순 열사 영혼결혼식 헌정곡
오월의 노래로 자리잡아…식순 제외 등 논란도
홍콩 등 아시아 노동·민주화 시위 현장서 애창
5·18민주화운동을 상징하는 추모곡 ‘님을 위한 행진곡’이 최후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에서 사상 처음으로 공식 제창됐다.

18일 광주 동구 옛 전남도청 앞 5·18민주광장에서 거행된 5·18 40주년 기념식은 400여 명의 참석자 전원이 ‘님을 위한 행진곡’(님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5·18항쟁 현장에서 ‘님 행진곡’이 공식 제창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님 행진곡’은 5·18 당시 전남도청을 마지막까지 지킨 시민군 대변인 윤상원 열사와 1978년 말 ‘들불야학’을 운영하다가 숨진 노동 운동가 박기순 열사의 영혼결혼식에 헌정된 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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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2년 2월20일 영혼결혼식 이후 같은 해 4월 황석영을 중심으로 지역 문화운동가들이 추모 노래극 ‘넋풀이’ 공연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님 행진곡’이 탄생했다.

황석영·김종률·전용호·오창규·임영희·임희숙·윤만식·김은경·이훈우·김선출·김옥기·홍희담 등 문화운동가들은 광주 북구 운암동 154-5번지(현 광주문화예술회관 국악당 인근) 황석영의 자택에서 노래극 ‘넋풀이’ 음반을 제작했다.

황석영 소설가는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이 옥중에서 지은 ‘묏비나리-젊은 남녘의 춤꾼에게 띄우는’ 장편시 일부 내용을 차용해 가사를 썼다. 여기에 당시 전남대 학생이었던 김종률 작곡가가 곡을 붙였다.

이렇게 탄생한 님 행진곡은 카세트테이프 녹음 방식으로 제작돼 대학가 학생운동권을 중심으로 전국의 투쟁 현장에서 불렸다.

행진곡은 5·18이 정부기념일로 제정된 1997년부터 이명박 정부 첫해인 2008년까지 공식 기념식에서 참석자 전원이 함께 부르는 제창 방식으로 불려 5·18을 대표하는 추모곡으로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2년 차인 지난 2009년부터는 합창 방식으로 바뀌었다. 이때부터 공식 식순에서도 빠져 식전 공연 등으로 밀려났다.

2011년부터 2016년까지는 본 행사에 포함됐지만, 합창단이 합창을 하면 원하는 사람만 따라 부를 수 있었다.

이후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부터는 다시 모든 참석자가 자리에서 일어나 님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님 행진곡은 이제 아시아 지역의 노동·민주화 시위 현장에서 ‘불의에 저항하는 투쟁 정신’을 상징하는 노래로 불리며 주목을 받고 있다.

님 행진곡은 지난해 6월 홍콩에서 펼쳐진 ‘범죄자 송환법’ 개정 반대 시위에서도 제창됐다.

태국에서는 ‘연대의 노래(Solidarity)’라는 제목의 태국어로 번안된 노래로 노동조합 주관 집회에서 즐겨 불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캄보디아 민주화 시위 현장에서도 ‘님 행진곡’이 등장했다. 대만에서는 지난 2016년 중화항공 승무원 2000여 명이 파업 집회 현장에서 ‘님 행진곡’을 불렀다.

중국에서도 한 노동단체 밴드가 2012년 새해맞이 행사에서 곡을 ‘노동자 찬가’로 번안해 불렀고, 농민운동가로도 사랑받고 있다.

님 행진곡은 1982년 홍콩의 한 대학생이 서울에서 열린 YMCA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곡을 처음 접한 뒤 가사를 번역, 보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노동·민주재야세력의 국제 교류 과정에서 님 행진곡이 아시아 곳곳으로 확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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