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손님 사용한 마이크 덮개 그대로… 출입자 명부 안써도 그만

한성희 기자 , 이청아 기자 입력 2020-05-18 03:00수정 2020-05-1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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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방 12곳 점검, 대부분 방역 구멍
17일 서울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방 입구에 손님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는 명부가 놓여 있다. 볼펜 하나를 손님들이 돌려쓰고 있다(왼쪽 사진). 전날인 16일 서울 성동구의 한 무인시스템 코인노래방엔 먼저 다녀간 손님이 사용했던 마이크 덮개가 그대로 씌워져 있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17일 오전 11시경 서울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방. 무인(無人) 시스템으로 운영되는 이 노래방 입구엔 이용자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적는 명부가 준비돼 있지 않았다. 크기가 3.3m²(약 1평) 남짓한 14개 방엔 마이크가 2개씩 있었는데 대부분 먼저 다녀간 손님이 사용한 일회용 덮개가 마이크에 그대로 씌워져 있었다. 이런 마이크 덮개는 손님이 직접 갈아 끼워야 했다.

전날인 16일 오전 11시 반경 서울 성동구의 한 코인노래방. 입구 유리문에 붙은 안내문에는 ‘서울시 방역지침에 따라 마스크 미착용 시 입장 불가’라고 쓰여 있었다. 하지만 이곳 역시 무인 시스템 노래방이어서 손님의 마스크 착용 여부를 확인하는 직원은 없었다.

서울시는 노래방과 PC방 등에 방역지침을 내려 이용자의 마스크 착용과 발열 여부 등을 확인하고 이름, 전화번호를 따로 기재하도록 했다. 하지만 동아일보 취재팀이 주말인 16, 17일 서울 강남구와 종로구, 마포구, 성동구, 서초구 등에 있는 12개 업소를 직접 찾아 확인한 결과 방역지침을 제대로 지키는 곳은 거의 없었다.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 감염과 관련해 17일 현재 4차 감염 사례가 2건 확인됐는데 2건 모두 코인노래방 방문자와 관련이 있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는 업소에 대해서는 사실상 영업정지와 같은 집합금지 행정명령을 내릴 수 있다.


17일 오전 종로구 대학로의 코인노래방 5곳 중 직원이 계산대를 지키며 손님들에게 이름과 연락처를 적도록 안내한 곳은 1곳뿐이었다. 노래방 내에 설치된 자판기와 지폐교환기를 통해서도 손님들 간의 간접 접촉이 이뤄지고 있었다. 17일 오후 4시 반경 찾은 종로구의 한 코인노래방에서는 남자 손님 2명이 마이크 덮개를 씌우지 않은 채로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이들 중 1명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로 방 밖으로 나와 자판기에서 생수 1병을 뽑아 들고 다시 들어갔다. 잠시 뒤 다른 손님이 이 자판기를 이용했다. 이 노래방에서 일하는 여성 A 씨는 “손님 10명 중 8, 9명은 자판기를 이용한다. 자판기 버튼을 누르고 하면 간접 접촉이 있을 것도 같다”면서도 “노래방 기기나 마이크 소독은 하는데 혼자서 일하다 보니 자판기나 동전교환기까지 매번 소독하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취재팀이 둘러본 노래방에서는 손님들이 노래를 부르다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로 복도로 나와 동전교환기를 이용하거나 화장실에 가는 경우도 여러 차례 눈에 띄었다. 코인노래방 대부분은 복도 폭이 1.5m 이내로 좁았다. 마포구의 한 코인노래방 직원은 “손님들이 담배를 피우러 흡연실로 갈 때는 마스크를 벗고 간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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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코인노래방 환경에 대해서는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도 우려를 표시했다. 정 본부장은 17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폐쇄회로(CC)TV 등으로 확인한 결과 코인노래방은 방이 굉장히 좁고 밀집돼 있는 데다 환기가 잘되지 않는다”며 “노래를 부르고 나올 때 대개 방문을 열어서 환기시키기 때문에 야외로 환기가 되는 게 아니라 공용 공간인 복도로 환기가 된다. 이 때문에 방 안에 있던 비말들이 복도로 확산돼 주변을 감염시켰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성희 chef@donga.com·이청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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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코인노래방#방역지침#서울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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