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대리 수능’ 선임병, 합격 대학 다녀… 지난달 언론 보도되자 자퇴서 제출

한성희 기자 입력 2020-05-18 03:00수정 2020-05-18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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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대 정시 합격해 정상 등록… 다른 지원자 1명 기회 빼앗은 셈
대학측 “업무 방해” 처벌 요구
군 복무 중 후임병에게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을 대신 치르도록 한 혐의로 입건돼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A 씨(23)가 후임병이 받은 수능 점수로 한 대학에 합격해 실제로 이 대학에 다녔던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본보 보도로 수능 대리시험 사실이 드러난 지 나흘 만에 학교를 자퇴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동안 수능 대리시험에 따른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만 A 씨를 수사해 온 서울 수서경찰서는 대학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한 혐의(업무방해)에 대해 수사할 예정이다.

1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A 씨는 지난해 12월 말경 진행된 2020학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 원서 접수 때 중앙대 간호학과에 지원했다. 수능 성적만 평가요소로 반영되는 전형을 통해 예비 합격자 명단에 들었고 1월 10일 추가 합격했다. 2월 정상 등록해 학교를 다니다가 지난달 13일 자퇴서를 제출했다. 대학 측은 A 씨를 제적 처리했다.


A 씨가 대리시험으로 획득한 성적으로 대학에 지원, 등록하면서 다른 지원자 1명은 기회를 빼앗겼다. A 씨가 지원한 정시 다군 중앙대 간호학과의 경쟁률은 10.47 대 1로, 64명 정원에 670명이 지원했다. 중앙대 측은 “A 씨가 대리시험을 통해 부정하게 획득한 성적으로 입학해 입시사정 업무를 방해했다”며 A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처벌해 달라는 의견을 경찰에 전했다. A 씨가 2차 면접전형에서 불합격한 서울교대 측도 최근 경찰에 A 씨를 업무방해죄로 처벌해 달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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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13일 A 씨를 불러 첫 조사를 했다. A 씨는 조사에서 “지난해 수능 3개월 전 후임병 B 씨(20)에게 딱한 사정을 지어내 ‘수능을 대신 치러주겠느냐’고 부탁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그는 “그러자 후임이 ‘밖에선 1억 원까지도 받을 수 있지만 사정이 그렇다면 그냥 치러주겠다’며 응했다”고도 했다. 이후 자신이 공부하던 문제집 등을 B 씨에게 모두 넘기고 자신은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도 진술했지만, 그 대가로 돈을 주진 않았다며 대가성은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학을 자퇴한 데 대해선 “지난달 언론 보도로 사건이 알려지며 수사선상에 올랐다는 것을 알게 돼 자퇴를 결심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경찰은 A 씨가 지원했던 대학 3곳의 관계자들과 수능 당일 B 씨가 A 씨 대신 시험을 본 서울의 한 사립고 고사장에 감독관으로 참여했던 교사들도 불러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달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A 씨 명의의 수능 답안지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필적 감정을 의뢰하고 결과 회신을 기다리고 있다.

3월 전역한 A 씨는 출국금지된 상태다. 공군교육사령부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후임 B 씨는 군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다.

한성희 기자 chef@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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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리 수능#선임병#중앙대#자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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