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와 세계와 다른 불륜의 세계 ‘화양연화’ 인기…왜?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6일 14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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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주말극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 1990년대 향수를 자극하며 시청자들에게 호평 받고 있다.

세월이 흘러 모든 것이 뒤바뀐 채 첫사랑을 다시 만난 두 남녀의 애틋한 이야기를 그려내는 독보적 분위기의 감성 멜로 드라마다.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와 마찬가지로 불륜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분위기는 사뭇 다르다.

오랜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난 유지태(한재현)와 이보영(윤지수), 두 사람의 과거이자 두근거리는 청춘들의 사랑을 그려내는 박진영(과거 재현)과 전소니(과거 지수)의 이야기가 현재와 과거를 오가며 시청자들의 감성을 두드리고 있다.

분명 불륜인데, 애틋함과 저릿하게 하는건 90년대의 향수덕분이다. 두 남녀의 청춘과 첫사랑을 그려낸 과거의 배경으로 1990년대의 생활상이 그대로 재현됐다.

특히 극 중간 중간 삽입된 1990년대 대중가요는 감성을 극대화한다. 동아리방에 기타 선율과 함께 울려 퍼진 들국화의 ‘축복합니다’와 양희은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듀스의 ‘나를 돌아봐’ 등, 마치 그 때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한다. 서정적인 멜로디와 아름다운 가사가 과거 재현과 지수 사이에 피어나는 사랑의 감정을 보다 잘 전달하는 동시에 시청자들의 향수까지 자극한다.

당시의 대학가를 그대로 옮겨온 듯한 길거리 배경도 한몫한다. 손정현 감독은 신촌 거리의 랜드마크였던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오늘의 책’, 당대 음악과 문화의 중심지였던 ‘향 레코드 음악사’와 같은 장소를 정교하게 재현하려 노력했다고 밝힌 바 있다.

빛바랜 사진처럼 연출한 장면들은 과거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을 탄듯하다. 두 사람이 영화를 복사한 비디오테이프를 함께 감상하는가 하면 PC통신 채팅과 삐삐로 연락을 주고받거나 공중전화 박스 안에서 입을 맞추는 등 현재와는 다른 아날로그 감성의 소품들이 당대의 낭만을 보여주며 몰입을 높이고 있다.

소위 X세대에 의해 주도된 1990년대 학생운동 역시 극의 배경으로 녹아들어 시대적 상황도 반영한다. 극중 한재현은 열렬한 운동권 학생으로, 데모 현장에서 윤지수를 구해내며 인연이 시작됐다.

화염병이 날아드는 시위와 무장 경찰의 진압, 혼란과 고성이 가득한 대학가가 실감나게 그려지며 1980년대 못지않게 뜨거웠던 1990년대 초중반 학생운동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이외에도 학교 건물 내에 붙은 대자보의 내용이나, 지명 수배로 쫓기는 신세가 된 과거 한재현의 모습에서도 당대의 어지러웠던 사회상이 드러난다.

지난 방송에서는 한재현(유지태)과 윤지수(이보영)가 운명적인 재회 이후 서로에 대한 이끌림을 느꼈지만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모습이 드러났다. 또한 마음을 확인한 뒤 연인으로 발전했으나 뜻밖의 사건으로 이별의 위기를 맞은 과거 재현(박진영)과 지수(전소니)의 이야기도 앞으로의 전개를 더욱 궁금하게 만든다.

tvN 토일드라마 ‘화양연화 ?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은 16일 밤 9시 7회가 방송된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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