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밀문서 “박근혜, 박정희 암살 이듬해 총선 출마 희망”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16일 13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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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2월2일 주한미대사가 본국 보고 문서
"당시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출마 강력 권유해"

박근혜 전 대통령이 박정희 전 대통령이 암살된 이듬해인 1980년 총선 출마를 희망했다는 사실이 미국 외교 문서를 통해 확인됐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박근혜의 출마를 지지했다는 사실도 함께 드러났다.

16일 외교부가 공개한 미 국무부의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한 문서에 따르면 윌리엄 글라이스틴 주한미국대사는 지난 1980년 2월2일 미 국무부에 한국 정치 상황을 보고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외교부는 43건, 143쪽 분량의 문서를 전달받아 5·18 광주민주화운동기록관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보고서는 “암살된 대통령의 딸에게 갑작스러운 야심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며 “사정 잘 아는 민주공화당(DRP) 국회의원에 따르면 박근혜가 다음 총선에 자신의 아버지 고향을 포함한 지역구에 출마하길 희망한다”고 기술했다.

특히 보고서는 “청와대 경호 근무를 통해 박정희 대통령 일가와 친해진 전두환 보안사령관이 박근혜에게 출마를 강력이 권유했다”고 전했다.

보고서는 민주공화당 지도부가 박근혜의 출마로 ‘박정희 시대’를 선거 이슈로 만들어 당내 분열을 일으키고, 제3당 창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고 있다는 내용도 담았다.

그러면서 “김종필이 박근혜의 출마를 만류할 수도 있지만 성공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전두환은 어디에나 있다”며, 미 대사관 측에 “동의한다”고 전하기도 했다. 12.12 사태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이 사실상 실권을 장악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이번 외교문서에는 박 전 대통령이 1981년 3월25일 치러진 11대 총선에 불출마한 이유와 관련된 자료가 없었다. 박 전 대통령은 2007년 자서전에서 “정치를 해볼 생각이 없느냐는 제안을 종종 받았지만 단호히 거절했다”고 기록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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