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평강 지진 ‘긴급문자’에 철렁…기상청은 더 바빴다

뉴스1 입력 2020-05-16 08:25수정 2020-05-16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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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작구 기상청 본청 1층 내부 벽에 부착된 기상관측망의 일부. 우리 내륙과 도서에 설치된 156개 지진관측소와 함께 11일 오후 지진이 발생한 북한 강원 평강 모습이 선명하게 나타나 있다. © 뉴스1
서울 은평구에 사는 30대 이모씨는 11일 오후 7시45분쯤 퇴근 뒤 요리를 하다가 급히 가스레인지를 잠구고 아기를 끌어안았다. 아파트가 휘청하는 느낌을 받은 탓이다. 1분여가 지났을 때쯤 핸드폰에 긴급재난문자가 도착했다. 북한 강원 평강에서 리히터 규모 4.0 지진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였다.

진동이 멈추자 이씨는 집안에 물건 깨진 게 없는지 확인하는 한편 인터넷을 통해 다른 이들의 지진 경험담을 보고 들었다. ‘북한 지진, 혹시 핵실험 아니냐’는 내용도 있었다. 언론에서는 ‘규모는 3.8로 조정 기록됐고, 이 지진은 자연지진’이라는 기상청의 발표가 나왔다.

북한에서 발생한 지진에 대해 우리 기상청은 ‘자연’과 함께 ‘인공 지진’ 가능성도 함께 설명하고 있다. 분단으로 서로 왕래할 수 없지만 북한 지역내 지진이 군사작전이나 지반 폭파와 같은 현상일 수 있다는 의혹 때문이다.


특히 이날 지진 발생 지역이 북한인 탓에 함께 긴급재난문자에 놀랐다는 일반의 경험담도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기상청은 한반도 내륙과 도서 등에 4.0 이상 지진이 발생했을 때 전국민에게 문자를 전송한 것이지 북한에서 발생한 강진이라는 특성은 고려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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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와 기상, 기후는 일반적으로 순수과학과 예측, 데이터 수집과 분석을 기본으로 한다. 군사작전상 필요에 따라 요구 되기도 하지만 지진은 통상 별개다. 그러나 분단국가 특성을 지니고 있는 우리나라에는 북한 지진정보가 ‘자연’이냐 ‘인공’이냐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앞서 기상청 지진화산국이 낸 ‘북한 평강 지진으로 본 자연지진과 인공지진의 비교’에 따르면 자연지진은 단층 운동에서 ‘미는 힘’과 ‘당기는 힘’이 함께 작용한다. 이에 비해 인공 지진은 모든 방향에서 ‘미는 힘’만 작용한다. 기상청은 화천에 설치된 지진 관측소 기록을 분석한 결과 P파가 관측시설에 도달했을 때 수직성분 운동 방향에 상향(미는힘)과 하향(당기는힘)이 나타나며, 이는 단층운동에 의해 발생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파형을 분석해 보면 자연지진은 P파 및 S파가 명확하고 S파의 진폭이 큰 지진파형이고, 인공지진인 경우 모든 방향에서 P파가 S파에 비해 확연히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P파는 종파, S파는 횡파를 의미한다.

우리 기상청은 지진 관측을 통해 북한내 인공지진도 관측하고 있는 셈이다. <뉴스1> 취재결과 진도 2.0 미만 지진은 1일부터 15일 오후 3시까지 한반도 내에서 76회 있었다. 이중에는 지난 1월29일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함경북도 길주의 지진도 확인한 바 있다. 우리 내륙 등에 설치된 150곳 가량의 지진관측소를 통해 북한 내 진동의 인공 성격을 확인하고 있다.

반면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은 강원 발생 지진에 대해 보도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에서는 올해 1월1일부터 이번 평강 지진까지 총 8번의 지진이 관측됐다. 그러나 단 1건도 보도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1일 평강 지진은 3.7Mw(모멘트 규모·Moment magnitude scale)로 확인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지진연구센터(KIGAM)에 따르면 규모 3.0은 폭발물 원료물질인 TNT(트라이나이트로톨루엔) 29톤의 폭파에 상응하고, 4.0은 작은 핵폭탄 수준인 1000톤 TNT 폭파에 해당한다. 평강 지진은 진앙 기준 소형 핵실험 수준의 진동인 셈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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