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운이 겹쳐 실점은 늘어났지만 어떻게든 이닝을 책임졌다. 선발투수가 갖춰야 할 제1덕목인 ‘게임 메이킹’의 자질을 뽐냈다. 소형준(19·KT 위즈)이 데뷔전 포함 2연속 선발승을 거뒀다. 고졸신인으로서는 2002년 김진우(당시 KIA 타이거즈),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에 이어 세 번째다.
소형준은 15일 수원 삼성 라이온즈전에 선발등판해 6.1이닝 9안타 무볼넷 2삼진 5실점(2자책)을 기록했다. 3회 실책으로 3점을 내줬지만 모두 비자책이었기 때문에 데뷔 첫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 이하 투구) 기록도 세우게 됐다. 6-5로 근소하게 앞선 7회 1사 1·2루에 마운드를 내려갔고 팀이 14-6으로 승리해 소형준은 승리투수가 됐다. 직전 등판이던 8일 잠실 두산 베어스전(5이닝 2실점)에 이어 2경기 2승째.
이는 KBO리그 역대 3호 대기록이다. 순수 고졸신인 투수가 선발로 나서 데뷔전 포함 2경기에서 모두 승리투수가 된 건 2002년 김진우(당시 KIA 타이거즈), 2006년 류현진(당시 한화 이글스)에 이어 세 번째다. 대졸신인까지 범위를 넓혀도 1983년 양일환(당시 삼성)만 추가되기 때문에 소형준이 역대 4호다.
투심 패스트볼을 앞세운 땅볼 유도라는 장기가 빛났다. 소형준이 이날 잡은 19개의 아웃카운트 중 삼진이 2개, 뜬공이 5개, 땅볼이 12개였다. 이날 소형준은 전체 89구를 던졌는데 투심이 55개(61.8%·최고 148㎞)로 절반 이상이었다. 포심(15구·최고 149㎞), 슬라이더(10개), 체인지업(7개), 커브(2개)도 섞어 던지며 삼성 타선의 혼란을 가중시켰다. 수원 지역에 내린 비 때문에 그라운드 사정이 좋지 못해 실책이 나왔지만, 여기에 흔들리지 않는 배짱까지 과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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