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의료진 감염자 수천명, 최소 180명 사망

뉴스1 입력 2020-05-15 15:15수정 2020-05-15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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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새로운 전선으로 떠오른 러시아에서 의료진 수천명이 코로나19에 걸려 최소 180명이 숨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의사들은 코로나19 의심 증상이 있어도 치료해줄 사람이 없어 스스로 주사를 놓고 버티며 환자를 돌보는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NYT)는 14일(현지시간) ‘코로나19가 러시아 전역에 급속히 퍼지면서 의사들이 놀라운 속도로 병에 걸려 죽어가고 있다’는 기사에서 러시아 의사들을 인터뷰해 이같이 보도했다.


러시아 보건당국 홈페이지를 보면, 코로나19 사망자 명단에 의사와 간호사, 구급대원 등 180여명의 의료 종사자들이 올라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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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YT는 “러시아 국영 TV에선 연일 의료진 영웅담이 흘러나오고, 거리의 광고판에는 관련 사진으로 도배돼 있다. 하지만 그러는 사이 정작 의료진들은 코로나19 최전선에서 죽어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심지어 수도 모스크바 최대 규모 병원에서도 확진자가 쏟아지고 있다. 이 병원에서는 전체 재직 의사의 약 75%가 코로나19에 걸렸다고 NYT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러시아 2대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의료진 1465명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이는 시 전체 확진자의 16%에 해당한다고 시장이 직접 밝혔다.

사태가 계속 악화되자 ‘전염병이 잘 통제되고 있다’던 미하일 무라샤코 러시아 보건장관은 지난 13일 “러시아 병원 400곳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

이와 관련, 모스크바의 한 병원에서 심장전문의로 일하는 에브게니 젤틴 박사는 “의료진 가운데 아프지 않은 사람 수가 오히려 더 적은 것 같다”면서 “나는 운이 좋았다. 열이 38.9도가 넘어서 쓰러졌을 때 병원에 있어 곧바로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젤틴 박사 역시 병원에서 하룻밤 치료를 받은 뒤 닷새 만에 다시 출근해야 했다.

대도시의 상황은 그나마 나은 편이다. 러시아 중서부 우파에 있는 쿠바토바 병원의 림마 카말로바 류마티스 학과장은 지난달 코호트 격리(감염자가 발생한 의료기관을 통째로 봉쇄하는 조치)된 이후 병원에 갇힌 채 정맥주사를 맞으며 환자를 계속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진의 국한한 얘기가 아니다. 15일 오전 7시32분(모스크바 현지시각) 현재 러시아의 확진자는 25만2245명, 사망자는 2305명이다. 확진자 수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다.

치명률은 확진자 수 규모에 비해 낮은 편이다. 하지만 러시아 당국이 코로나19로 직접 사망한 경우가 아니면 공식 사망자로 집계하지 않는 점을 감안할 때 실제 사망자는 공식 통계보다 훨씬 많을 수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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