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코로나 방역협력 첫 성사… 1억원 상당 손소독제 北 전달

황인찬 기자 , 박효목 기자 입력 2020-05-15 03:00수정 2020-05-1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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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 방호복 2만벌도 곧 지원… 정부 “대북제재 품목 해당 안돼”
당국간 협력땐 대화 물꼬 가능성… 靑, NSC상임위 열어 대책 논의
북한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1월 말부터 통제했던 북―중 국경을 열어 한국 민간단체가 지원한 손소독제 1억 원어치를 전달받았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한국의 방역물품이 북한에 간 것은 처음으로, 보건 협력을 통해 남북 대화의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14일 통일부에 따르면 한국 민간단체가 지원한 손소독제 물품이 지난주 중국을 통해 북한에 들어갔다. 3월 31일 통일부가 대북 반출 승인을 내린 지 한 달여 만이다. 지난달 21일 역시 반출 승인을 받은 민간단체의 코로나19 관련 방호복 2억 원어치(2만 벌)도 조만간 중국을 통해 북한에 전달될 것으로 정부는 보고 있다.

중국과 북한은 방역물품 이송 관련 방역 조치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어 물품 전달이 다소 지연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북―중 접경 지역의 여러 방역 관련 조치들 때문에 방역물품이 중국에서 상당 기간 대기해야 하고, 북한에 들어가서도 다시 관련 조치들이 이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일정이 조금 지연되고는 있지만 추가적인 물품(방호복)도 무리 없이 들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에 전달되는 손소독제와 방호복은 대북 제재 품목은 아니라고 정부는 설명했다. 전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지원단체가 당초 통일부에 신고한 북한 내 지원 대상에 물품이 제대로 전달되는지에 대한 모니터링도 이뤄질 예정이다. 다만 직접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한국인이 북한에 들어가지는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당국자는 “북―중 국경의 인적 통제와 제약이 심한 상황이라 당장 방역물품과 함께 사람(모니터링 요원)이 들어가는 방식은 전보다 어려워졌다”며 “다만 지원단체가 제시한 모니터링 방법에 따라 적절한 모니터링이 이뤄질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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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단체를 통한 남북 간 코로나19 방역협력이 이뤄지면서 당국 간 방역협력에도 속도가 붙을지 관심을 모은다. 2018년 평양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로 그해 11월 남북 보건·의료지원 분과회담이 10년 만에 열렸지만 실질적인 성과는 내지 못해 왔다. 이듬해 초 정부가 독감치료제인 타미플루 20만 명분과 신속진단키트 5만 개를 북한에 보내려고 했지만 무산됐다. 당시 육로 이송에 필요한 트럭 등과 관련한 제재 문제가 걸림돌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아프리카돼지열병(ASF)과 관련된 정부의 방역협력 제안에도 북한은 응답하지 않아왔는데 이번 코로나19 위기와 관련해선 일부 태도 변화를 보인 것이다. “확진자가 없다”고 밝혀온 북한은 국경없는의사회(MSF)를 비롯한 국제기구의 코로나19 방역 물품을 지원받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 손소독제가 북한에 전달된 이후인 10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3주년 연설을 통해 “남북이 감염병 등 방역에 함께 협력하고 공조한다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제재에도 저촉되지 않고 남북 국민들의 보건 안전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19로) 국제적인 교류나 외교가 전반적으로 멈춰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북한에 우리가 계속해서 독촉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남북 방역협력을 위한 당국자 간 회담과 관련해서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청와대는 14일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당면한 남북 간 보건의료협력 문제를 논의했다.

황인찬 hic@donga.com·박효목 기자
#북한#코로나19#방역협력#한국 민간단체#손소독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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