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애가 그리는 사랑은 언제나 통한다

이해리 기자 입력 2020-05-15 06:57수정 2020-05-15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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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김희애는 30여 년간 ‘불륜녀’부터 동성애까지 과감한 캐릭터를 소화해왔다. 최근 방영하는 드라마 ‘부부의 세계’는 그 정점으로 꼽힌다. 극적인 불륜과 치정이 담긴 드라마는 25%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기록했다.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화제작 ‘부부의 세계’ 16일 종영

불륜·제자와의 사랑·동성애까지
금기 소재 연기력으로 공감 이끌어
“부부의 세계는 내겐 기적같은 선물”


김희애 앞에 금기는 없다.


친구의 남편을 탐하는 부도덕한 사랑도, 스무 살 어린 제자와의 운명적인 사랑도, 배우자의 불륜이 빚은 파국의 아픔을 겪으면서도 끝내 쳐내지 못하는 처절한 사랑도 김희애를 통하면 반감보다 공감으로 쌓인다. 중년에 이르러서야 조심스럽게 고백하는 동성의 사랑까지. 김희애가 그리는 특별한 사랑은 어김없이 통한다.

금요일과 토요일 밤 안방극장에 열기를 지핀 김희애의 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가 16일 막을 내린다. 매주 ‘본방사수’하면서 극에 완전히 집중해 ‘과몰입 후유증’까지 호소한 시청자들의 최대 관심사는 김희애, 아니 ‘지선우 선생’이 맞이할 결말이다. 온갖 추측과 우려, 걱정, 기대, 분노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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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드라마 ‘부부의 세계’. 사진제공|JTBC

● 시청자 ‘과몰입’ 유발한 김희애의 ‘심리극’

김희애는 4월말 가진 간담회에서 ‘부부의 세계’를 두고 “뜻하지 않게 나에게 찾아온 기적 같은 선물”이라고 말했다. 배우로서 새로운 모습을 보이는 기회가 됐고, 덩달아 시청자의 전폭적인 지지와 선택을 받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김희애를 중심으로 타오른 드라마의 인기는 빠르게 달아올랐다. 3월27일 첫 회가 시청률 6.3%(닐슨코리아)를 기록한 이후 4월24일 20%를 돌파했고, 9일에는 최고치인 24.3%까지 치솟았다.

김희애는 극 중 남편과 아들에 헌신하고 일터인 병원에서도 명성이 자자한 의사다. 하지만 평온한 삶에 균열이 인 건 영화감독 남편의 외도를 알게 된 순간부터다. 불륜과 치정의 시작이지만 김희애의 표현은 달랐다. 자칫 ‘막장’으로 치달을 수 있는 이야기를 고도의 심리극으로 이끌었다. 완벽하다고 믿었던 자신의 세계가 무너지면서 겪는 고통, 그럼에도 안간힘을 쓰고 살아내야 하는 삶의 처절함을 견디는 극 중 김희애에게 시청자들은 그대로 몰입했다.

출연 제안을 처음 받고 김희애는 “죽을 때까지 이런 역할을 또 맡을 수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숨을 쉴 수 없을 정도로 몰아치는 이야기를 보고나선 출연할 수밖에 없었다”고도 말했다. 고등학생 때인 1983년 영화 ‘스무해 첫째날’로 데뷔해 경력 37년째에 접어들었고, 이미 숱한 화제작을 품었는데도 여전히 샘솟는 연기 욕망은 새로운 대표작을 만들었다.

배우 김희애. 사진제공|YG엔터테인먼트

● 제자와의 사랑, 동성과의 사랑…김희애의 사랑

사실 김희애는 사랑에 관한 이야기에 늘 과감했다. 평범한 사랑보다 특별하고 남다른 사랑을 표현하는 데 적극적이었고, 대담하게 작품에 나설 때면 빠짐없이 화제를 만들었다.

2007년 김수현 작가의 드라마 ‘내 남자의 여자’는 김희애에게 터닝 포인트가 됐다. 친구의 남편과 사랑에 빠지는 ‘불륜녀’를 더없이 얄밉게 연기해 당시 최고 시청률 36.8%를 이끌었다. 이전까지 단아하고 강인한 인물을 주로 연기한 김희애의 파격 변신에 대중도 뜨겁게 반응했다. 실제 김희애는 이후 몇몇 인터뷰에서 “배우로 전환점이 된 작품”이라고 꼽았다.

스무 살 어린 제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의 2014년 주연작 ‘밀회’도 마찬가지다. 실제로도 19살 차이의 배우 유아인과 호흡을 맞춘 그는 나이나 신분의 차이를 뛰어넘어 음악으로 교감하는 운명적인 사랑을 대중에 거부감 없이 전달했다. ‘밀회’의 안판석 PD, 이번 ‘부부의 세계’ 모완일 PD가 작품을 기획하면서 김희애를 가장 먼저 떠올렸다고 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희애는 지난해 11월 영화 ‘윤희에게’를 내놓으면서 가진 스포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오랫동안 배우로 살아왔는데 도전이 망설여진다면 그건 대중에 대한 배신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망설여질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내 인생에 배우를 빼면 아무 것도 없다”고도 털어놨다.

배우로 김희애를 다시 평가하게 만든 ‘윤희에게’는 중년 여성이 조심스럽게 꺼내는 동성 첫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부부의 세계’에 나서기 직전에도 김희애는 도전을 계속하고 있었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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