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리 인터넷 강의를 듣지”…학원에 ‘원격수업 권고’한 교육부

뉴스1 입력 2020-05-14 18:16수정 2020-05-14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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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지역에서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무더기로 발생한 가운데 확진자가 다닌 인천시 미추홀구 세움학원의 14일 모습. /뉴스1 © News1
서울 이태원 클럽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갈수록 확산하는 가운데 학원이 감염병 전파의 새로운 통로로 부상했다. 연휴 기간 이태원 클럽을 방문했다가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인천 지역 학원강사로부터 무더기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교육당국은 오는 20일 고3부터 시작되는 각급 학교의 순차적인 등교 개학에 앞서 학생 안전을 위해 학원들을 상대로 ‘원격수업’ 방식으로 강의를 진행할 것을 권고하고 나섰지만, 말 그대로 권고에 그쳐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 부총리는 14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과 이태원 사태 관련 긴급 회의를 열고 “하루빨리 학교에 등교하기 위해서라도 학생과 학부모님들께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자제할 것을 당부드린다”며 “학원 운영자 분들께도 방역 기준을 철저히 준수해주시고 필요하다면 원격수업 방식으로 운영할 것을 강력하게 권고드린다”고 말했다.


박백범 교육부차관도 이날 오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된 학원강사가 학생 등에게 감염을 전파하는 등 학원 등에 대한 방역절차가 매우 중요한 상황”이라며 “학원도 원격수업을 해줄 것을 권고했고 권고된 사항이 잘 지켜질 수 있도록 학원연합회랑 논의를 계속 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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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격수업으로의 전환을 유도해 학원에서 학생과 교사가 얼굴을 마주보는 일을 줄이겠다는 계획이지만, 학원업의 특성을 고려하면 이같은 교육부 방침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사걱세) 정책국장은 “사교육 수요자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학원에서도 학교처럼 원격수업을 진행한다고 하면 차라리 인터넷 강의를 듣지 학원에 올 이유가 없다”며 “대면 수업을 통해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주고 옆에서 학생을 하나하나 지도하는 것 자체가 학원의 콘텐츠이자 학생들을 불러 모으는 요소인데 이를 학원 스스로 포기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학원가에서도 비슷한 얘기가 나온다. 한 학원 관계자는 “학부모들은 학원에 돈을 지불한 만큼의 서비스를 받고 싶어하는데 원격으로 한다고 하면 거부감을 느낄 것이다”며 “학원 원격수업은 수요자도 외면하고 공급자의 준비도 부족한 현실성 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학원 관계자도 “일부 학원에서 사고가 발생했을 뿐, 대부분 학원에서 지금까지 문제가 일어난 적이 없다”며 “학생 입장에서도 갈수록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가까워 오는데 학원에서도 원격수업을 시행한다고 하면 오히려 반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소학원의 경우 원격수업 인프라를 갖추기 어렵다는 것도 교육부의 학원 강의 원격수업 전환 계획을 방해하는 요소로 지목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이미 기존보다 원생 수가 20~30% 줄어들어 경제적 타격을 입은 작은 학원들이 원격수업을 위한 추가 인력·장비를 갖추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한 교육업체 관계자는 “기존에 온라인으로 하던 업체라면 모르겠지만 오프라인으로 하던 학원은 대응이 안 될 것”이라며 “중·소학원에게는 그냥 수업을 하지 말라는 얘기로 들린다”고 말했다.

구 국장은 “대형학원의 경우에는 일부 원격수업 비율을 늘릴 수 있겠지만 중·소 학원에 미치는 영향력은 극히 적을 것”이라며 “원격수업으로 전환을 유도하는 것보다 방역 지침을 제대로 지키는지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더 중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감염병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 지자체와 협력해 학원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방역수칙 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질병관리본부와 협력해 학원 등에 대한 위험도 평가를 통해 ‘생활 속 거리두기’ 수칙 등 관련 제도를 보완한다는 계획이다.

이미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12일부터 서울 시내 약 1200개 학원을 대상으로 안전 지침 준수 여부를 살피는 특별지도점검 시행에 돌입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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