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게임계의 넷플릭스가 될 것인가. 구독모델 경쟁 치열

동아닷컴 입력 2020-05-14 16:40수정 2020-05-14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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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넷플릭스가 영화, 드라마 산업의 지형을 바꾸고 있다.

각 콘텐츠별로 일정 금액을 지불해서 감상해야 하는 기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들은, 월 14,500원의 금액만 지불하면, 제공하는 모든 콘텐츠를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고, 강력한 자체 콘텐츠까지 갖춘 넷플릭스의 파상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올해 초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사람들이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넷플릭스의 성장세에 더욱 강력한 날개가 달렸다.


넷플릭스(출처=게임동아)

이러다보니, PC, 콘솔 게임업계에서도 넷플릭스 같은 구독형 사업 모델을 주목하고 있다. 기기의 발전으로 인해 이용자들의 눈높이는 계속 높아지고, 그로 인해 개발비가 천문학적으로 증가하면서, 하나의 게임이 실패했을 때의 위험도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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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들고 있는 게임이 워쳐3나 GTA5 같은 대작 게임으로 나와주면서 최고지만, 모든 프로젝트가 그런 성공을 거둘 수는 없다. 반면, 가입자 수를 기반으로 수익을 올리는 구독형 모델은 언제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으며, 플랫폼 가입자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 된다.

또한,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해주는 클라우드 게이밍 기술이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면서, 클라우드 게이밍과 구독형 모델의 결합이 강력한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xbox 게임패스(출처=게임동아)

현재 구독형 모델을 가장 적극적으로 선보이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다. 윈도우와 XBOX라는 강력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MS는 자사가 서비스 중인 PC, XBOX 게임을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게임패스라는 구독형 모델을 서비스 중이다. 헤일로, 기어스, 포르자 호라이즌, 마인크래프트 같은 강력한 자체 IP에 반다이남코, 세가, 스퀘어에닉스 같은 유명 서드 파티들까지 합류하면서 현재 시점에서 가장 강력한 게임 구독 서비스를 구축했다.

또한,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라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도 선보이면서, 궁극적으로는 게임패스만 가입하면, PC, 콘솔, 스마트폰을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다양한 게임들을 즐길 수 있도록 준비 중이다. XBOX 시리즈 X라는 강력한 차세대 콘솔 기기를 올해 선보일 계획이지만, 경쟁을 콘솔 기기 밖까지 확대시키면서, XBOX 시리즈 X가 기대만큼 팔리지 않아도 상관없는 상황을 만들었다.

스태디아 생중계 갈무리(출처=게임동아)

스태디아로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에 도전장을 던진 구글도 구독형 모델을 선택했다. 처음에는 자체 마켓에서 게임을 별도 구매해야 하고, 고화질 그래픽으로 게임을 즐기려면 월 구독료까지 내야 하는 방식이었지만, 경쟁사 대비 가격 경쟁력이 부족하다는 비판 때문에 MS 게임패스와 동일한 개념의 구글 스태디아 프로 상품을 새롭게 추가했다.구글의 발표에 따르면 2020년 내에 스타워즈 제다이 폴른 오더, 피파, 둠 이터널, 배틀그라운드 등 약 100여개의 게임을 스태디아 프로로 선보일 계획이다.

오리진 엑세스(출처=게임동아)

EA도 자사 다운로드 플랫폼인 오리진에 구독형 모델인 오리진 엑세스를 운영 중이다. 이 서비스에 가입하면 오리진 플랫폼에서 서비스하는 다양한 게임을 월정액으로 자유롭게 즐길 수 있다.

베이직 상품의 경우 월 5000원으로 경쟁 서비스 대비 저렴한 편이며, 피파, 배틀필드, 에이펙스 레전드 등 EA 자체 IP가 매우 강력하기 때문에, EA 게임을 주로 즐기는 이들에게 주목을 받고 있다. EA와 밸브의 제휴 덕분에 오리진 엑세스 서비스를 스팀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애플 아케이드(출처=게임동아)

애플은 모바일 게임에 구독형 모델을 적용해 주목을 받고 있다. 애플 아케이드는 애플 스토어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구독형 모델로, 아이폰 뿐만 아니라, 아이패드, 맥, 애플TV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으며, 최대 5명까지 가족끼리 서비스를 공유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모바일 게임만으로만 한정하는 것이 아니라, PS4와 XBOX 컨트롤러까지 지원하면서 콘솔 게임 시장과의 경쟁도 고려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을 두고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구글은 스태디아와 별도로 애플 아케이드와 비슷한 개념의 구글 플레이 패스 서비스도 선보인 상태다.

이처럼 많은 회사들이 경쟁적으로 구독형 모델 시장에 뛰어들고 있지만, 모든 회사들에게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은 아니다. 하고 싶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간단한 사업이 아니기 때문이다.

많은 가입자를 확보할 수 있는 트리플A 게임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야 하며, 이용자들이 질리지 않도록 신규 콘텐츠를 꾸준히 추가할 수 있어야 한다. 넷플릭스가 2억명이라는 엄청난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오리지널 콘텐츠 확보에 엄청난 돈을 쏟아붓는 것은 다 이유가 있다.

실제로 음성 채팅 서비스로 유명한 디스코드도 디스코드 스토어를 오픈하면서 게임 구독형 모델을 선보였지만, 인디 게임 위주의 라인업의 한계로 인해 1년만에 서비스를 중단한 바 있다. 스팀이나 에픽스토어, 소니, 닌텐도처럼 이미 막강한 라인업을 구축하고 있는 플랫폼이거나, MS나 애플, 구글처럼 강한 자본력을 가지고 있지 않으면 시도조차 하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까지 더해지면 난이도가 더 올라간다. 보여주기만 하면 되는 영상 콘텐츠와 달리 쌍방향으로 데이터가 오가야 하는 게임의 특성상 안정적인 서버 구축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다른 회사의 클라우드 서버를 이용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지만, 저렴할수록 경쟁력이 올라가는 구독형 모델의 특성상 비용 증가는 실패로 이어질 수 밖에 없다. 이미 강력한 클라우드 서버를 갖추고 있는 MS와 구글, 애플이 클라우드 게이밍 시장 경쟁에서 앞서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결과다.

다만, 전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디즈니도 넷플릭스에 한 수 뒤지고 있는 것처럼, 무조건 자본력이 막강한 곳이 승리한다고 단순하게 생각할 시장도 아니긴 하다. 언제나 그렇듯, 콘텐츠의 파급력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다음달 월급을 걱정하던 크래프톤이 배틀그라운드 한방으로 전세계적인 개발사로 거듭났고, 엔진 개발사였던 에픽게임즈가 포트나이트 한방을 앞세워 전세계 다운로드 시장을 지배하던 스팀과 경쟁하는 에픽스토어를 탄생시킨 것처럼, 어떤 게임이 얼마만큼 이용자들의 마음을 홀리게 될지는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뻔한 대기업 승리 시나리오로 흘러가게 될 수도 있고, 아니면 새로운 다크호스가 등장할 수도 있다. 과연 누가 게임계의 넷플릭스로 등극할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된다.

동아닷컴 게임전문 조영준 기자 zoroas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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