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겁 많고 마음 여린 아빠…미안해” 숨진 경비원 딸들의 편지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5-14 11:30수정 2020-05-14 1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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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에서 경비원 최 모 씨(59)가 입주민 A 씨(49)에게 지속적인 괴롭힘과 폭행을 당해 극단적 선택을 했다. 11일 오후 해당 아파트 경비실 앞에 차려진 분향소에서 주민들이 촛불집회를 하며 애도하고 있다. 사진=뉴스1
“겁 많고 마음 여린 아빠,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입주민 갑질로 극단적 선택을 한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경비원 최 모 씨(59). 그의 두 딸이 아버지를 떠나보내며 눈물로 적어 내려간 편지 중 일부다.

‘고 최희석 경비노동자 추모모임’은 13일 서울 강북구청 앞에서 최 씨를 추모하는 자리를 만들었다. 이 자리에 아파트 주민과 시민단체 활동가, 시민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최 씨의 두 딸은 빈소에 있어 추모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들은 편지로 아버지에 대한 미안함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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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편지에 “전화만 하면 언제나 아빠 걱정 말라고, 잘 지낸다는 말만 하던 아빠였는데…”라며 “사랑하는 우리 아빠. 아빠가 그렇게 아픈 줄도 모르고…겁 많고 마음 여린 아빠, 혼자서 얼마나 무서웠을까.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라고 적었다.

최은철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서울본부장은 이날 “감당하기 힘든 모멸과 폭력 속에서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생을 마감한 고인을 추모한다”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1일 최 씨는 주차 문제로 입주민 A 씨(49)와 다툰 뒤, A 씨로부터 지속적인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 이달 10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올라온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란 청원엔 14일 오전 11시 20분 기준 34만3919명이 동의했다.

서한길 동아닷컴 기자 stree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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