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있어서 안 될 투표용지 분실… 선관위 책임 통감하고 진상 밝히라

동아일보 입력 2020-05-14 00:00수정 2020-05-1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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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총선 비례대표 투표용지 6장이 12일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에 의해 공개된 것은 민 의원이 제기하는 선거조작 의혹과는 별도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투표 관리에 대한 신뢰를 추락시켰다. 과거에도 이런 일이 있었으나 선관위가 밝히지 않았던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탈취행위가 있었던 것으로 보고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검찰은 투표용지가 어떻게 사라졌는지 철저히 수사해야겠지만 투표용지 분실은 누군가가 훔쳤다고 하더라도 선관위가 우선적으로 또 최종적으로 책임져야 할 일이다. 선관위는 “사라진 투표용지 6장은 경기 구리시 수택2동 제2투표소에서 개표소인 구리시체육관으로 옮겨져 개표 도중 잔여 투표용지 매수를 확인할 때까지만 해도 있었으나 이후 사라졌다”고 밝혔다. 잔여 투표용지를 보관했다는 구리시체육관 체력단련실은 입구에 폐쇄회로(CC)TV도 없고 관리 인력도 없었다. 투표용지가 누군가 쉽게 훔쳐갈 수 있는 상태에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관리 부실이며 법적으로는 직무유기에 해당할 수 있다.

선관위는 투표용지 일련번호를 추적한 결과 민 의원이 공개한 투표용지가 구리시 쪽 것임을 확인했다. 투표용지 분실 사실을 민 의원이 공개하기 전에는 몰랐다는 것이다. 선관위는 남은 투표용지를 확인해서 얼마나 많은 투표용지가 사라졌는지 밝히는 것이 순서다.


민 의원이 어디서 구한 것인지 밝히지도 않은 투표용지 6장을 흔들며 선거조작 운운하는 것도 논리 비약이며 무책임한 행태다. 4·15총선의 전체 유권자 수는 4399만4247명이다. 선관위는 지역구 투표용지에 비례대표 투표용지를 더해 전체 유권자 수의 2배에 해당하는 8798만8494장까지 준비한다. 사라진 투표용지가 수백 장 수천 장에 이르지 않으면 선거조작을 거론하기에 유의미한 숫자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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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민 의원 손에 들어온 것이 6장일 뿐 사라진 투표용지는 더 있을 가능성이 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토대로서 투표용지의 숫자는 가능한 일단위까지 일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선관위부터 투명하게 진상을 밝히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일이 가래로도 막을 수 없는 사태가 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4·15총선#비례대표 투표용지#선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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