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北 GP 총격 때, K-6 고장나 32분 만에 응사…후속 대응은 적절”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13일 13시 47분


코멘트

GP 총격 사건 조사 결과 발표

합동참모본부는 3일 7시41분경 북측에서 중부전선 아군 GP(감시초소)로 총탄 수발이 피탄됐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대응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하에 경고방송 및 사격 2회를 실시했으며, 군의 인원 및 장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공개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 고지의 비상주 GP. (뉴스1 DB) 2020.5.3/뉴스1
합동참모본부는 3일 7시41분경 북측에서 중부전선 아군 GP(감시초소)로 총탄 수발이 피탄됐다고 밝혔다. 우리 군은 대응매뉴얼에 따라 현장 지휘관의 판단하에 경고방송 및 사격 2회를 실시했으며, 군의 인원 및 장비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지난해 5월 공개된 강원도 철원 화살머리 고지의 비상주 GP. (뉴스1 DB) 2020.5.3/뉴스1
지난 3일 북한의 우리측 감시초소(GP) 총격 당시 우리 군이 북측 GP를 향해 고정해 놓은 K-6 중기관총이 기능고장으로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대응이 늦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K-3기관총으로 1차 대응을 한 뒤 다른 곳에 있는 K-6를 전방으로 옮겨 2차 대응을 하면서 그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했다.

13일 합참 관계자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3일 오전 7시41분쯤 우리측 GP를 향해 총격을 가했다. 당시 근무자는 우리 군 GP 건물 외벽이 피탄되는 것을 감지했다. 근무자는 비상벨을 눌러 피탄 사실을 GP 전 장병에게 알렸고, 7시45분 장병의 전원 현장투입이 완료됐다.

이후 해당 GP장은 GP 외벽에서 탄흔 3개를 확인하고 7시56분 대대장에게 이를 보고했다. 이에 대대장이 K-6로 대응사격을 지시한 시각이 8시 정각이었다.

지시를 받은 GP장은 8시1분 K-6 원격사격체계로 첫 대응사격을 시도했다. 하지만 총기 격발 장치인 ‘공이’가 파손돼 발사가 이뤄지지 않았다. K-6 부사수가 현장에서 3차례 응급조치 후 재발사를 시도했지만 소용없었다. 문제의 K-6는 이후 조사에서 기능고장이 뒤늦게 확인됐다.

결국 지휘통제실에 있던 연대장이 8시3분 K-3 기관총으로 대응을 지시했다. K-3를 사격 위치로 옮기는 과정에서 추가로 시간이 지연됐다. 결국 8시13분에야 최초로 15발을 사격했다. 북측이 아군 GP에 총격을 가한지 32분 만에, 피탄흔적을 발견한지 22분 만에 대응사격이 이뤄진 것이다.

이 사이 GP 외벽 바닥에서는 북한이 쏜 14.5㎜ 탄두가 발견됐다. 군은 탄두가 고사총 탄두라는 사실을 확인했고, 사단장은 8시18분 북측 고사총과 같은 급인 K-6로 수동사격을 하라고 다시 지시했다. 아군 GP는 K-6를 이용해 북한측 GP감시소를 조준, 2차로 15발을 사격했다.

북측의 총격 32분 만에 대응한 사실을 놓고 ‘늑장 대응’ 비판이 나오는 것과 관련해, 군 당국은 당시 대응은 적절했다는 입장이다. GP 외벽에서 탄흔을 확인하고, 총격 원점이 어디인지를 판단한 이후로는 즉각 대응했다는 것이다. 다만 K-6 원격사격체계 기능고장으로 대응이 늦어진 점은 아쉽다고 평가했다.

합참 관계자는 “매일 점검을 하는데 그 부분을 확인하지 못한 점과 최초 피탄 확인 뒤 바로 사격이 이뤄지지 않은 점은 아쉽게 생각한다”며 “하지만 이후 현장에서 조치하는 과정에선 적절한 대응이 이뤄졌다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반적으로 매뉴얼에 따라 움직이고 조치한 것을 봤을 때 해당 GP는 훈련이 잘되어있었다고 본다”며 “(후속조치도) 적절하게 잘했다”고 말했다.

군 당국은 또한 우리 군이 1차와 2차로 나눠서 총 30발 대응사격을 한 것이 ‘비례성 원칙’에 어긋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도 적극 해명했다.

합참에 따르면 우리 군의 1차 대응사격(K-3)은 북한군 GP 하단을 겨냥했다. 그러나 14.5㎜ 탄두를 확인한 뒤에는 K-6를 이용해 GP 감시소를 조준사격했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GP가 피탄됐기 때문에 상응한 조치를 했다”며 “비례성 원칙에 근거해 K-6 15발 총격은 적절하다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는 사건 다음날인 지난 4일 조사팀을 파견했다. 군 당국은 비례성 논란은 유엔사가 구체적으로 평가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군 당국은 여러 정황에 기반해 북한의 총격은 ‘우발적 총격’이라는 기존 평가를 유지했다.

사건 발생 당일인 3일에도 군은 Δ총격 전후 해당 GP 일대에 짙은 안개가 끼어 있었고, Δ총격 당시가 북한군의 근무 교대 시점이라는 점 Δ총격 전후 북한군의 특이동향이 없었던 점 등을 볼 때 오발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군 임무교대 시기, 영농활동, 철모를 안 쓰고 돌아다녔다는 점들을 감안하면 우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이외에도 우발적 상황임을 뒷받침하는 정황을 파악했다”고 밝혔다. 다만 해당 정황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거부했다.

또한 국방부는 이번 북한군 총격 사건이 ‘남북 9·19 군사합의’ 위반은 맞다면서도 과거와 비교해 9.19 합의는 “실효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의 합의 위반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남북 군사당국간의 9.19군사합의는 실효적으로 준수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북미관계 등 여러 요인에 따라 북한이 나오지 않고 있어 회담이 지연되고 있지만 실효적으로 지켜지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지난 3일 오전 9시35분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남측 수석대표 명의로 대북 전통문을 보내 북측에 항의하고, 사과와 재발 방지 등을 촉구했다. 그러나 북측은 아직까지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관계자는 “군사회담은 (여전히) 열려 있기 때문에 앞으로 우리가 해나가야 하는 것”이라며 “남북간 매일 두차례 전화통화가 이뤄지고 있는 만큼 더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뉴스1)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