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비양도 도항선 운항 놓고 주민 갈등 심화

임재영 기자 입력 2020-05-13 03:00수정 2020-05-1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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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이 투자한 도항선사 2개로 늘며 선착장 사용 허가 관련 분쟁 지속
제주시, 행정선 투입해 대체 운항… 합의 움직임 없어 갈등 계속될듯
제주 지역 세계지질공원 명소 중 하나로 ‘천연 화산박물관’으로 불리는 비양도에서 도항선 운항을 둘러싸고 지역 주민 간 분쟁이 발생해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 지역의 대표적 세계지질공원 명소 중 하나인 제주시 한림읍 비양도에서 도항선 운항을 둘러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제주시는 제1도항선사인 ‘비양도천년랜드’와 제2도항선사인 ‘비양도해운’이 접안시설 사용에 따른 상생 방안을 찾지 못하자 공유수면 점·사용 갱신 불허 처분을 통해 이들 도항선 운항을 중지시켰다고 12일 밝혔다. 현재 제주시는 행정선을 투입해 주민과 관광객 등을 실어 나르고 있다.

제주시는 행정선을 운항하기 위해 선장, 기관장, 매표원 등을 신규 채용하고 하루 4차례 한림항과 비양도를 오가고 있다. 행정선 정원은 52명으로 기존 도항선의 절반 수준에 불과해 주말에는 배를 타지 못하는 이용객이 생기고 있다.


제주시 관계자는 “비양도 주민들이 투자한 도항선사가 2개로 늘면서 갈등이 생긴 뒤 감정의 골이 깊어졌다”며 “서로 합의한 상생 방안을 제시하면 도항선 운항을 재개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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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정선 투입 이후에도 양측 선사에서는 합의를 위한 구체적인 움직임이 없어 갈등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들 도항선사는 지난해부터 갈등을 빚었다. 제주시가 위탁한 도항선 운항이 종료되자 2017년 5월 비양도 주민 57명이 비양도천년랜드를 설립해 29t급 천년호(정원 100명)를 한림∼비양도 항로에 투입해 독점적으로 운항했다. 이후 비양도 주민 15명이 주주로 참여한 비양도해운이 제주시로부터 선착장 사용에 따른 공유수면 점·사용허가를 받고 지난해 11월 48t급 비양도호(정원 120명)를 투입해 운항을 시작했지만 비양도천년랜드 측의 소송으로 취항 사흘 만에 운행이 중단됐다.

비양도해운 측은 공유수면 사용을 기존 비양도항 동쪽 선착장에서 남쪽 선착장으로 변경해 다시 제주시로부터 허가를 받은 뒤 올해 1월 23일 재취항했다. 갈등이 봉합되는 듯했으나 해양수산부의 ‘어촌뉴딜300 사업’으로 다시 어긋나기 시작했다. 이 사업으로 비양도항 인프라 개선 공사가 이뤄지면서 동쪽 선착장을 쓰지 못하게 된 비양도천년랜드 측에서 남쪽 선착장 공동 이용을 제안하자 비양도해운에서 ‘동쪽 선착장 공동 사용’을 조건으로 내걸었다.

비양도천년랜드 주주들은 이 조건에 반발했다. 주주 가운데 일부인 비양도 해녀 10여 명은 이달 초 바다에 뛰어들어 비양도해운 도항선이 접안하는 것을 막기도 했다. 비양도천년랜드 주주들은 제주시청을 방문해 “비양도해운과는 같이 갈 수 없다. 차라리 어촌뉴딜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비양도해운 측은 제주지방해양경찰청을 방문해 도항선 운항을 물리력으로 저지한 비양도천년랜드 측에 대해 법에 따라 대처할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비양도는 1002년 화산 폭발로 형성된 것으로 알려져 2002년 ‘섬 탄생 1000년’을 축하하는 행사가 열리기도 했으나 연구 결과 2만7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소형 화산체인 비양봉(해발 114m)과 함께 대형 화산탄인 ‘코끼리바위’, 원추형 용암기둥인 호니토(천연기념물 제439호) 등이 있다. 방문객은 2016년 8만여 명에서 2019년 18만9000여 명으로 급증하면서 도항선 수익도 증가했다. 면적이 58만7000m², 둘레가 3.5km인 비양도는 한림항에서 도항선으로 10여 분이면 도착한다.
 
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
#제주#비양도#도항선#주민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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