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 교사 41% “학생에게 폭언·폭행 경험”…25%는 “휴직 고려”

  • 뉴스1
  • 입력 2020년 5월 12일 13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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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으로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지난 20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가 원격으로 개학식을 진행하고 있다. © News1
교사의 권위가 땅에 떨어져 교사의 사기를 회복할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교원단체를 중심으로 지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고교 교사 10명 가운데 4명은 학생에게서 폭언을 듣거나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 활동의 어려움 때문에 휴직·병가를 경험했거나 고려하는 교사도 전체의 25%에 달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은 전국 17개 시·도의 유·초·중·고교 교사 4만908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교육이 가능한 학교만들기 교원 실태조사 보고서’를 12일 공개했다.

전교조가 결성 30주년을 맞이한 지난해 10월1일부터 12월6일까지 진행한 조사로 Δ교육 집중을 위해 필요한 일 Δ교육 집중을 위한 국가의 지원 방안 Δ교육 활동 관련 부당한 민원 경험 Δ교육 활동 중 어려움 겪은 사례 Δ교직 만족도 Δ수업 시간 중 자는 학생 비율 등을 물었다.

조사 결과 고교 교사 1만4806명 가운데 40.6%는 학생의 폭언·폭행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학부모로부터 폭언·폭행을 경험했다는 비율도 25.7%에 달했다. 또 2명 가운데 1명 꼴로 교육 활동과 관련해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민원을 경험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고교 교사의 41.8%는 수업 시간에도 책상에 엎드려 자는 학생이 10~30%에 이른다고 응답했다. 학생의 30~50%가 잔다는 교사도 전체의 15%, 학생 절반 이상이 잔다는 교사도 7.0%에 달했다. 수업 시간 중 엎드려 자는 학생이 거의 없다고 응답한 고교 교사는 전체의 7.3%에 불과했다.

고교 교사들은 교육 활동을 힘들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로 ‘학생의 학습 무기력’(57.2%)을 꼽았다. ‘과중한 행정 업무’(46.7%) ‘입시로 인한 교육과정 왜곡’(36.9%)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29.8%) ‘민원’(9.8%) 등 순으로 이어졌다.

이같은 교육 활동에 대한 어려움 때문에 휴직 또는 병가를 경험했거나 고려한 고교 교사도 25%에 달했다. 전체의 5.6%는 휴직·병가를 경험했고 19.1%는 이를 고민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체 고교 교사의 45.7%는 교육 활동의 어려움을 남에게 털어놓지 않고 스스로 해결한다고 밝혔다. 동료 교사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교사는 전체의 19.5%, 교장·교감 등 관리자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경우도 6.1%에 그쳤다.

가운데 교직 생활에 만족하는 고교 교사 비율은 전체의 45%로 집계됐다. 불만족한다는 비율은 13.5%, 보통이라는 비율은 41.0%로 나타났다.

고교 교사들은 교사가 교육에 집중하기 위한 우선 해결과제로 ‘행정 업무의 교육지원청 이관을 통한 교육 활동 보장’(60.6%)과 ‘수업에 집중하지 못하는 학생에 대한 대책 수립’(41.9%)을 꼽았다.

유·초·중·고교 교사 전체를 놓고 보면 교직 만족도는 5점 만점에 평균 3.39점으로 조사됐다. 특수 교사가 3.48점으로 가장 만족도가 높았고 초등 교사(3.42), 중등 교사(3.40), 고교 교사(3.35), 유치원 교사(3.17) 등 순으로 이어졌다.

조사 대상 전체 교사의 58.2%는 교육 활동 관련 부당한 민원을 경험했다. 학생의 폭언·폭행을 경험한 비율은 전체의 41.0%, 학부모로부터 폭언·폭행을 경험한 비율도 38.2%에 달했다.

전교조는 “교육 활동이 점점 힘들어지는 학교와 교실의 상황을 파악하고 이를 바탕으로 ‘교육이 가능한 학교’를 만들기 위한 시급한 과제를 살펴보기 위해 조사했다”며 “온전한 교육권 확보를 위한 정책과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토대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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