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소수자 “아웃팅되느니 극단적 선택, 검사 늘리려면…”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입력 2020-05-12 10:12수정 2020-05-12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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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동아일보DB
성 소수자들이 주로 찾는 서울 이태원 클럽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이들의 자발적인 검사를 유도하기 위해서는 동선이나 직장 등 세부 정보가 공개되지 않도록 조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이달 초 한 자릿수까지 떨어졌던 일일 국내 신규 확진자 수는 11일 기준 35명, 12일 27명 등 두 자리로 늘었다.

코로나19가 재확산 조짐을 보이자 방역 당국은 4월 24일부터 5월 6일까지 이태원 소재 유흥시설을 방문한 이들에게 자진 검사를 당부했다. 하지만 상당수는 연락 두절인 상태로,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사람들 중 성 소수자들이 적지 않은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자신을 성 소수자라고 밝힌 A 씨는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강제로 밝혀지는 ‘아웃팅’(Outing·성 소수자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적 지향·정체성이 노출되는 일)이 현시점에서 가장 큰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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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주위 사람들이나 혹은 내 부모님에게까지 성적 정체성을 숨겨온 사람들이 갑자기 만천하에 이게 공개된다고 생각하면 엄청난 압박과 심적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A 씨는 “지금 온라인 커뮤니티나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만 보더라도 일방적인 비난을 넘어 혐오 표현까지 나오고 있는 게 현실인데 주변에서는 내가 ‘아웃팅’되느니 차라리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게 낫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회적으로 죽을지 말지 기로에 놓여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검사를 안 받으면 얼마의 벌금이다, 얼마의 징역형이다 이렇게 접근하는 것은 조금 무리가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든다”고 했다.

아울러 “양성 판정을 받게 되면 내 본성이 공개될 것이고, 어디 사는지, 나이, 직장이 어디에 있는지 이런 것들이 공개될 것이기 때문에 두려움이 극에 달해 있는 상황”이라며 동선 공개를 최소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A 씨는 성 소수자들이 자발적으로 검사를 받을 수 있게끔 용기 낼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날 정치권에서도 방역을 위해 성 소수자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방역을 어렵게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사회적 비난이 확진자 조기 발견을 어렵게 한다는 지적이 잇따랐고, 중안재난안전대책본부는 방문자의 신원을 보호하기 위해 특정 시설 방문 여부를 확인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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