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모습 눈에 선한데” 극단선택 경비원 초소앞 추모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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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5월 11일 14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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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이런일이…항상 친절히 웃는 모습 눈에 선합니다”

입주민에게 폭행을 당한 후 극단적 선택을 한 경비원 A 씨가 근무하던 경비실에 11일 추모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서울 강북구 우이동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실 앞에는 전날 부터 작은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택배 보관용으로 쓰이던 작은 탁자 위에는 A 씨를 추모하는 촛불과 술잔, 그리고 국화가 놓였다. 경비실 창문에는 주민들이 손수 적은 애도의 메시지가 가득 붙었다.

쪽지에는 “아저씨, 항상 웃으며 인사해 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좋은 곳에 가서 편히 쉬세요”, “주민을 위해 노력해주신 분을 떠나 보내게 돼 안타깝습니다”등의 글이 적혔다.

주민과 경찰 등에 따르면 이 아파트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50대 A 씨는 전날 오전 2시경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그는 억울하다는 취지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A 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는 한 입주민의 폭행·폭언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불거진 주차 문제에서 시작됐다. A 씨가 주차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이중 주차된 차량을 미는 과정에서 입주민 B 씨가 나타나 시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B 씨는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경비초소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하는 등 최근까지 폭행과 폭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A 씨는 결국 지난달 28일 상해 혐의로 B 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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