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번지는 코로나… 고3 등교수업도 흔들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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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이르면 11일 확정 발표… “학사일정 더 연기되면 대입 차질”
“집단감염 막으려면 등교 늦춰야”… 학부모-전문가들 우려 목소리
고3 등교후 오전-오후반 수업 등… 여러가지 방안 놓고 막판 고심

서울 용산구 이태원 클럽에서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지역사회 전파로 이어지면서 13일 예정된 고교 3학년 첫 등교 수업에도 비상이 걸렸다. 당초 방역 전문가들은 황금연휴 때 혹시 모를 전파 가능성을 우려해 2주 후 등교가 낫다는 의견이었다.

하지만 교육당국은 대학입시 준비 시급성을 이유로 고3은 등교시기를 당겼다. 결과적으로 연휴 기간에 집단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나면서 학생과 학부모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부는 이르면 11일 고3의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할지 여부를 발표할 예정이다.

○ 위험도 따라 등교 연기될 가능성


교육부는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정례브리핑에서 고3의 등교 수업 일정 변경과 관련해 “등교 수업 개시 전에 최대한 빨리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관계자는 “고3은 13일 등교 수업을 준비하고 있을 테니 최대한 불편함이 없게 빨리 발표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박능후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은 “생활과 방역을 병행한다고 한 건 완전무결한 상태에서 등교를 개시하는 게 아니라 어느 정도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뜻”이라며 “감수해야 할 위험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고 역학조사에 따라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태원 클럽발 환자가 급증하지 않는다면 고3에 한해 등교 수업을 실시할 가능성도 엿보이는 부분이다.

교육부는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우선 고3은 등교 수업을 예정대로 진행하거나 날짜를 조금 미루면서 급식을 실시하지 않는 것이다. 급식 대신 오전·오후반으로 나눠서 수업을 진행할지, 빵 같은 간편식을 제공할지 등은 각 학교 상황에 맞게 할 수 있다. 급식조리원의 생계 문제가 있어 부담스럽지만 접촉을 줄이기 위해서다. 일부 고교에서는 주말 동안 학부모에게 ‘급식과 도시락 지참 중 택하라’는 설문조사를 긴급하게 진행 중이다.

다른 학년의 등교 수업 일정을 더 미루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고3의 경우 대입 때문에 등교 수업 추가 연기에 대한 학부모 불안감이 크지만, 다른 학년은 학생 건강을 더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기 때문이다. 다른 학년 등교시기를 조절하면 교실당 고3 학생 수를 최소화해 밀집도를 더 줄일 수도 있다.

○ 원어민 강사 많은 학원도 비상

고3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학부모 A 씨는 “이제야 등교해서 무너진 학습 패턴을 바로잡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등교를 해도 걱정”이라며 “등교 이후 우리 학교에서 확진자가 나와 다시 원격수업으로 전환되면 중간고사 일정이 더 연기되고 수시 학생부종합전형 대비 활동을 못 하는 등 다른 학교와 격차가 심하게 벌어질까 봐 두렵다”고 말했다.

20일 등교 예정인 초등학교 1, 2학년과 유치원 학부모들도 걱정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돌봄 문제도 우려되지만 면역력이 약한 아이들인 만큼 건강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학부모 B 씨는 “가정학습도 교외체험학습으로 인정해준다고 해서 그나마 다행인데 인정 기간 이후에는 어떡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원어민 강사가 있는 ‘영어유치원’(유아 대상 영어학원)이나 학원에 대한 학부모의 우려도 늘고 있다. 유치원은 아직 개학이 연기된 상태지만, 영어유치원은 대부분 수업을 재개했다. 학원도 마찬가지다. 학부모 C 씨는 “원어민 상당수가 이태원에 거주하거나 쇼핑과 식사 등 때문에 이태원을 주무대로 활용한다”며 “클럽에 직접 가지 않았어도 이태원에서 활동하는 지인들과 교류가 많을 테니 걱정”이라고 토로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한국학원총연합회에 원어민 강사의 동선 파악과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를 다시 한 번 부탁하고, 이번 주에 점검을 다니며 학원장에게도 당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예나 기자 yena@donga.com
#코로나19#등교 연기#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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