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공간’ 민주주의-인권체험 장소로 재탄생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1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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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대 캠퍼스 ‘민주길’ 18일 개장… 5·18정신 배우는 명소로 기대
옛 전남도청 본관-회의실 복원 등… 사적지 보존-활용 사업도 활기

전남대 민주길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 맞춰 개장한다. 총 3개로 구성되는 민주길 핵심 공간은 1만5000㎡ 규모의 5·18광장이다. 전남대 제공
전남대 민주길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에 맞춰 개장한다. 총 3개로 구성되는 민주길 핵심 공간은 1만5000㎡ 규모의 5·18광장이다. 전남대 제공
5·18민주화운동의 발원지인 전남대 캠퍼스의 기념 공간을 연결하는 ‘민주길’이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인 18일 선보인다. 당시 항쟁의 흔적을 간직한 사적지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체험하는 역사교육의 장으로 재탄생한다.

○ 전남대 민주길 개장

전남대는 18일 오후 2시 ‘민주길 열림식’을 개최한다고 10일 밝혔다. 전남대 민주길은 80억 원을 들여 학내 민주화운동 기념 공간 11곳을 3개 노선, 5km로 잇는 공간 재생사업이다.

1노선 ‘정의의 길’(1.7km)은 정문과 사회과학대, 인문대, 5·18광장, 용봉관 등으로 이어진다. 2노선 동쪽 ‘인권의 길’(1.8km)은 정문, 민주마루, 1학생회관, 공대, 약대, 후문, 용지 등을 잇는다. 3노선 서쪽 ‘평화의 길’(1.5km)은 정문, 치의학전문대학원, 수의대, 2학생회관, 경영대까지다.

총 3개로 구성되는 민주길의 핵심 공간은 1만5000m² 규모의 5·18광장이다. 전남대는 작은 호수인 ‘봉지’를 메우고 대형 잔디광장을 조성했다. 지름 30m에 달하는 기존의 봉지에 역사성을 부여하기 위해 광복절의 의미를 담아 8.15m로 축소해 옆으로 이전했다.

5·18 당시 계엄군과 처음으로 충돌했던 정문에는 반사 연못과 분수를 조성하는 등 규모를 넓혀 민주광장으로 조성했다. 정문과 5·18광장을 잇는 길은 수로(水路)와 정원, 휴식·기념 공간이 어울리는 도보길로 만들었다.

박관현의 언덕길, 윤상원의 숲, 윤한봉 기념정원, 김남주길, 교육지표 마당, 민주의 횃불벽화, 열사기념정원 등도 각각의 특징을 살려 새롭게 탈바꿈했다. 전남대는 민주길 조성을 계기로 10억 원을 들여 방문자센터를 건립할 계획이다.

정병석 전남대 총장은 “새롭게 조성한 민주길이 민주·인권·평화의 5·18 정신을 배우는 명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 5·18 사적지 복원

5·18민주화운동 40주년을 맞아 사적지 보존·활용 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옛 전남도청 복원추진단은 5·18 사적지 5-1호인 옛 전남도청의 모습을 확인해 복원할 계획이다. 추진단은 최후의 항쟁지였던 옛 전남도청 본관과 별관, 회의실 등을 1980년 당시 모습으로 2022년 7월 31일까지 복원하기로 했다.

사적지 28호인 전일빌딩은 4년여간의 리모델링을 통해 광주의 현대사를 품은 복합 문화시설로 거듭났다. 건물에서 발견된 총탄 245개 흔적과 도로명 주소(금남로 245)를 상징해 ‘전일빌딩 245’라는 새 이름으로 11일 공식 개관한다. 도서관, 갤러리, 문화센터, 남도관광센터 등도 갖췄다.

사적지 22호인 옛 광주교도소에는 솔로몬로파크가 건립된다. 법무부가 대전, 부산에 이어 전국 3번째로 조성하는 로(Law)파크로, 총사업비 187억 원을 들여 2022년까지 체험관, 전시·관람 시설, 도서관, 법 연수관 등을 짓는다.

의료진의 헌신적인 치료와 헌혈로 시민 정신을 보여준 옛 적십자병원(사적지 11호)은 활용 방안을 찾고 있다. 광주시는 소유주 측과 토지, 건물 매각 협상에 들어갔다.

5·18 진압 작전의 실질적인 지휘본부이자 주요 인사들이 끌려가 고문을 당했던 505보안부대 원형 복원을 위한 설계 용역도 진행 중이다. 시민들이 치료받았던 옛 국군광주병원(사적지 23호)에서는 안전진단 용역을 추진하고 있다. 광주시는 최근 사적지(29호)로 지정된 고(故) 홍남순 변호사 가옥과 대지도 매입해 활용 계획을 마련하기로 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각계 의견을 수렴해 미래 세대가 민주화 성지인 광주의 정체성과 민주주의의 역사를 체험하는 공간이 되도록 차질 없이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5·18민주화운동#전남대학교#민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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