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인간수업’ 인터뷰 ②] 박주현 “마라맛 별칭 어렵게 얻어”

윤여수 기자 입력 2020-05-11 06:57수정 2020-05-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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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주현은 열심히 공부했던 평범한 10대를 지나왔다. ‘인간수업’은 그런 그가 비범한 연기의 길에 들어섰음을 보여준다. 사진제공|넷플릭스
■ 넷플릭스 화제의 드라마 ‘인간수업’ 주인공 박주현

어쩌면 운명 같은 것이었을까. 우연한 무대에 시선에 박히고 또 인연처럼 다가온 기회로 평생 연기의 꿈을 안게 됐다.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OTT) 넷플릭스가 4월29일부터 선보이고 있는 드라마 ‘인간수업’의 두 주역 김동희(21)와 박주현(26). 운명처럼 다가온 연기의 길 위에서 신선한 감흥을 맛보고 있다. 성매매 등 성범죄에 나선 10대들의 파멸이라는 파격적인 소재를 그리며 논란과 호불호의 반응 사이를 오가는 드라마는 두 신인의 힘에 기대 더욱 강렬한 인상을 남기고 있다. 두 사람을 8일 온라인 화상으로 각각 만났다.

인싸 여고생→성범죄 일탈 배규리 역
“청소년 범죄 현실감 살리는 데 집중”

화상 인터뷰 사이 포털 사이트 검색어 순위 1위에 올랐다. 양손 들어 활짝 반기지만, 아직 나아갈 여러 갈래의 길도 멀다. 절대 쉽지 않은 작품이었지만, 그렇다고 큰 스트레스도 받지 않은, 새롭고 꿈만 같았던 행복한 과정의 기억 덕분일 터이다.

중학 3년생 즈음이던가, 고교 1학년 때였던가, 뮤지컬 ‘캣츠’ 오리지널 공연을 봤다. 자막을 보지 않고도 무슨 이야기인지 알아들었다. 그것이 연기의 힘이었을까? 앞으로 살아갈 인생, 연기에 투자하자고 생각했다.


좋아하는 노래를 더 잘 부르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는 말에 취미로 시작한 연기를 전공 삼았다. 고향 부산의 사투리가 문제였다. 어쩔 수 없었다. 대학 입학 실기시험에서 사투리를 썼다. 교수님들께서 당차고 예쁘게 보신 덕분이겠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서울로 올라와 공부하며 부산 가족이나 친구들과 통화도 자제했다. 외로웠지만 사투리 톤을 바꾸려면 그래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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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학 2년 동안 외부활동을 하지 못하게 규정한 학칙에 따라 교내 단편영화와 연극무대로 연기를 익혔다. 그러는 사이 연기의 즐거움은 새록새록 커져갔다. ‘인간수업’ 오디션 때에도 긴 고민 없이 다양한 느낌을 연기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인간수업’의 한 장면. 사진제공|넷플릭스

지난해 11월 tvN ‘드라마 스테이지’와 최근작 tvN 드라마 ‘반의반’이 있지만, ‘인간수업’은 제작 순서상 2019년 여름 촬영을 끝낸 사실상 첫 작품이다. 명석한 머리로 주변을 이끄는 ‘인싸’ 여고생, 부유한 부모가 강요하는 완벽함의 억압에서 벗어나기 위해 오지수의 잔인한 범죄에 가담하는 배규리가 주어진 몫이었다.

‘빨간맛’보다 맵고 톡 쏘는 ‘마라맛’이라는 별칭을 얻었지만, 과정은 쉽지 않았다. 한 마디로 정의할 수 없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청소년 성범죄 등 현실에 관해 공부했다. 소재나 이야기가 범죄를 미화하거나 가해자를 동정하려는 게 아닌 만큼 있는 현실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 필요했다. 정신과 전문의의 도움을 받은 것도 마찬가지였다.

이제 드라마를 마쳤다. 그리고 ‘내가 지금 잘 살고 있는지, 내가 지금 주변 많은 친구들의 이야기를 잘 듣고 있는지, 그들에게 난 어떤 사람인지, 그들에게 내 손이 필요한데 내밀지 못하고 있는 건 아닌지’를 생각하게 하는 무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남았다. 카페에 홀로 앉아 오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관찰하는데, 사람에 대한 호기심도 ‘인간수업’이 남긴 메시지의 연장선이라 생각하고 있다.

가끔 너무 터무니없는 상상에 빠져들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과 사람이 살아온 환경에 대한 궁금함이야말로 연기로써 세상을 표현하고 채색해가는 데 유력한 붓이 되어주지 않을까. 그 과정 속에 스크린도 있었으면 좋겠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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