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술 취한 여성 추행 경찰관 해임처분 정당”

뉴시스 입력 2020-05-10 07:10수정 2020-05-10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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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신뢰·권위 크게 실추…엄중한 징계 필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여성을 추행한 경찰관에 대한 해임처분은 정당하다는 법원이 판단이 나왔다.

광주지법 제1행정부(재판장 염기창 부장판사)는 경찰관 A씨가 전남경찰청장을 상대로 낸 해임처분 취소소송에서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고 10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17일 오후 8시45분께 전남 한 버스정류장에서 40대 여성 B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벌금 300만 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를 선고받았다. A씨는 항소했으며, 항소심은 원심을 깨고 A씨에게 선고유예(벌금 300만 원)의 판결을 내렸다.


A씨는 지인의 소개로 처음 만난 B씨가 술에 취해 버스정류장 의자에 누워 있는 상황 속 추행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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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준강제추행 혐의로 체포(현행범)된 A씨가 파출소에서 인적사항을 묻는 경찰관에게 직업은 범죄자들의 은어로 경찰관을 이르는 말인 ‘짭새’, 집은 ‘경찰서’라고 말하는가 하면 ‘자신 있나. 자신 있으면 집어 넣으세요’ 라고 하며 두 손을 내밀어 수갑을 채우라는 시늉을 한 사실도 징계사유에 포함됐다.

이후 A씨는 자신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던 경찰관과 경찰서 간부들을 직권남용과 직무유기 등의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검찰이 이를 모두 각하 처분하자, 이에 반발한 A씨는 검찰항고에 이어 재정신청까지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전남경찰청장은 지난해 4월 내부 결속 저해와 품위손상 등을 이유로 A씨를 해임처분했다.

A씨는 ‘조사 과정에 다소 부적절한 언행을 한 점은 인정하지만, 이를 내부 결속 저해행위로 보기 어렵다. 위법한 현행범인 체포와 감금행위에 대한 항의 과정에 이 같은 행동을 한 것이다.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했다.

또 ‘고소·고발 행위는 재판청구권 등 정당한 권리행사에 해당한다. 추행 혐의의 경우 술에 취한 상태에서 충동적으로 이뤄진 것이다. 원만하게 합의해 B씨가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표시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A씨가 다소 부적절한 언행을 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받는 과정에 현행범 체포 등에 항의하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를 내부 결속 저해행위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

또 “고소·고발한 사건이 각하처분을 받고 이에 대한 검찰항고와 재정신청이 모두 기각됐던 사정만으로 A씨의 행위를 내부 결속 저해행위로 보기는 어렵다. 이는 정당한 징계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봤다.

하지만 재판부는 “A씨는 추행이라는 비위행위로 유죄판결을 받고, 그 판결이 확정됐다. 비록 선고유예 판결을 받았지만, 이 같은 행위는 비난 가능성이 높을 뿐만아니라 경찰 조직에 대한 국민 신뢰와 권위를 크게 실추시킨 것이다. 비위의 정도가 무거운만큼 엄중한 징계를 할 필요성이 있다”며 A씨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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