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방문 클럽 15명 등 총 19명… 클럽 이용자의 가족 1명 2차감염도
사회적 거리두기 성과 물거품 위기
전국 유흥시설 운영자제 행정명령
“둑을 쌓는 건 오래 걸리지만 무너지는 건 한순간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이던 지난달 16일 권준욱 중앙방역대책본부 부본부장은 이렇게 말했다. 작은 방심이 자칫 대규모 감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 것이다. 다행히 방역의 첫 번째 고비인 4·15총선은 무사히 지나갔다. 하지만 두 번째 고비인 ‘황금연휴’ 기간에 결국 집단 감염이 발생했다.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6일 경기 용인시 A 씨(29)가 확진 판정을 받으며 시작된 집단 감염 규모는 8일 오후 11시 현재 19명으로 늘었다. 먼저 A 씨의 친구, 직장 동료가 차례로 감염됐다. 2일 A 씨가 갔던 서울 이태원 클럽들에서 이용자 15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 중에는 외국인 3명과 현역 군인 2명, 병원 간호사 1명도 있다. 당시 클럽 3곳의 이용자가 1500명 이상으로 조사돼 추가 발생 가능성이 높다. 인천에서는 확진 판정을 받은 클럽 이용자의 가족 한 명이 검사에서 양성으로 나왔다.
클럽 내 집단 감염 추정 시기는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한창일 때다. 특히 정부는 지난달 30일 부처님오신날부터 이달 5일 어린이날까지 연휴 기간에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거리 두기 실천을 호소했다. 45일에 걸친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신규 확진자는 평균 95.9명에서 8.9명까지 줄었다. 이를 바탕으로 6일 생활 속 거리 두기(생활방역)가 시작됐다. 하지만 연휴 초반에 이미 새로운 집단 감염이 시작하고 있었다. 거리 두기의 성과가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였다. 더 걱정스러운 건 A 씨가 언제, 어떻게 감염됐는지 모른다는 것이다.
정부와 수도권 자치단체는 8일 오후 8시부터 한 달간 클럽과 콜라텍 같은 유흥시설에 ‘운영 자제’ 행정명령을 내렸다. 방역수칙을 지키지 않고 영업하면 처벌받을 수 있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맑은 물에 잉크 한 방울이 떨어지면 크게 번지듯 누가 우리 사회 ‘잉크 전파자’가 될지 모른다”며 “나도 모르는 사이 사랑하는 가족을 감염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인지하고 사회적 거리 두기에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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