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럽에 명단 남긴 1500명 추적중… 당국 “외출 말고 자택 대기를”

강승현 기자 , 신규진 기자 , 성남=신지환 기자 입력 2020-05-09 03:00수정 2020-05-09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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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재확산 비상]다시 커지는 집단감염 우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인 20대 남성 A 씨가 다녀간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 클럽을 찾았던 15명도 8일 추가로 확진됐다. A 씨의 직장 동료와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다른 20대 남성의 누나(28)도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2, 3차 감염자의 거주지가 서울과 경기, 인천 등으로 퍼져 있는 데다 상당기간 감염 사실을 모른 채 일상생활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 2, 3차 확진자, 감염 사실 모른 채 일상생활


초발 환자 A 씨는 2일 0시 24분부터 이태원 클럽 3곳을 방문했다. 킹클럽, 트렁크, 클럽퀸으로 도보로 2분 거리에 모여 있다. A 씨는 전파력이 가장 강한 발병 초기였다. 국군사이버작전사령부(사이버사) 소속 B 하사는 8일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B 하사는 1일 밤부터 2일 새벽 사이 A 씨가 방문한 이태원 클럽을 찾았다. B 하사는 A 씨와 대면접촉을 하지 않았지만 동선이 겹쳐 접촉자로 분류됐다.

군은 B 하사가 클럽을 방문한 뒤 출입한 국방부 내 사이버사 별관을 비롯해 육군회관 등을 통제했다. B 하사는 군 간부 독신자 숙소인 국방레스텔에 거주한다.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지침에 따라 B 하사는 퇴근한 뒤 원칙적으로 숙소에서 대기해야 한다. 군 관계자는 “당시 클럽 방문이 제한됐다. 징계 여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 용인시 독신자 숙소에 거주하는 육군중앙보충대대 소속 장교(29)도 1일 오후 11시 30분부터 다음 날 오전 5시 10분까지 킹클럽에서 머무른 뒤 8일 확진 판정을 받았다.


외국인 확진자도 나왔다. 10, 20대 프랑스인 남성 2명과 20대 미국인 남성이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들은 클럽 인근인 용산구 이태원2동에서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은 단기 체류자가 아니라 국내에서 직업을 가지고 장기간 거주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동작구에 거주하는 37세 남성은 2일 이태원 클럽을 방문한 뒤 4∼6일 노량진1동의 한 피트니스센터에서 1시간 반∼2시간 반가량 운동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남성도 양성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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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이태원의 한 주점을 방문한 경기 성남시의료원 소속 남성 간호사도 확진 판정을 받았다. 성남시는 간호사가 근무한 수술실을 폐쇄하고 함께 근무한 의료진을 격리했다. 이 간호사는 6일 구내식당에서 동료들과 함께 식사했다.

경기 양평에선 A 씨가 방문한 1, 2일이 아닌 4, 5일에 다녀간 방문객 중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양평군에 따르면 27세 남성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한 결과 이 남성은 4, 5일 트렁크와 클럽퀸을 방문했다. 4, 5일 방문객 중에서도 확진자가 나와 방역당국이 추적 조사해야 할 인원이 최소 수백 명이 추가됐다.

서울시는 A 씨가 방문한 3개 클럽 방문자 명부에 기록된 1500명에게 일일이 전화를 걸어 증상 확인에 나섰다. 전화를 받지 않거나 틀린 번호를 기재한 사례가 많아 카드전표 명세로 추가 확인하고 있다. 방역당국은 “클럽에선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2일 새벽 킹클럽 등을 방문한 사람은 노출됐을 가능성이 높아 외출을 자제하고 자택에 머물러 달라”고 당부했다.

○ IT업체 확진 소식에 업계도 불안


A 씨의 직장인 정보기술(IT) 업체 티맥스에서 추가 확진자가 나왔다. 방역당국은 A 씨의 회사 동료 중 밀접 접촉자 44명을 자가 격리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실시했다. 같은 층에서 근무하는 C 씨(31)가 양성 판정을 받았다. A 씨가 지난달 30일부터 회사에 출근하지 않았기 때문에 C 씨는 이전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된다.

8일 A 씨와 C 씨의 근무지인 경기 성남시 사무실은 건물 전체가 폐쇄돼 출입 자체가 불가능했다. 이 회사는 성남과 서울에 있는 사무실 4곳을 모두 폐쇄 조치하고 직원들을 귀가시켰다. 사내 어린이집에는 ‘코로나19 확진자로 인해 폐쇄 조치하게 됐다’고 적혀 있었다. 주요 IT기업이 모인 성남시 분당구 일대는 불안감에 휩싸인 모습이었다. 점심시간이면 북적거리던 카페나 식당들은 한산했다. 커피를 기다리던 직장인들은 일제히 울리는 재난문자 소리에 얼굴이 굳어지며 자리를 피하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초발 환자가 관련 회사 직원들과 협업을 많이 했다. 협업한 타사 직원도 자가 격리에 들어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오후 수도권 지자체와 긴급회의를 열어 현 상황과 행정명령 조치 여부 등을 공유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조사가 더 진행돼 사태가 악화되거나 추가 확인이 되면 클럽 같은 다중밀접접촉 업소에 대한 집합금지 명령을 내리는 것도 불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강승현 byhuman@donga.com·신규진 / 성남=신지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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