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수도권 클럽發 집단 감염, 다시 중대 고비 맞은 ‘코로나 전쟁’

동아일보 입력 2020-05-09 00:00수정 202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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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안정세를 이어가던 코로나19 사태가 서울 이태원 클럽에 다녀간 20대 환자를 중심으로 집단 감염이 발생해 고비를 맞았다. 정부는 6일 경기 용인에서 양성 판정을 받은 A씨와 관련된 신규 환자가 모두 15명으로 확인됐다고 어제 발표했다. 이 중 14명이 클럽 이용자다. A 씨는 황금연휴 기간에 경기와 강원 리조트도 방문한 것으로 확인됐다. 46일간 불편함을 감수하고 실천했던 ‘사회적 거리 두기’의 성과가 순간의 방심으로 물거품이 될 위기에 놓인 셈이다.

이번 집단 발병은 감염 경로를 모르는 잠복기 환자로 인한 조용한 전파의 위험이 현실화됐다는 점에서 대구 신천지 사태의 악몽을 떠올리게 한다. A 씨는 증상이 없는 상태에서 출근하고 여행하고 클럽 음식점 병원을 이용하며 수많은 사람들과 접촉했다. 특히 문제의 클럽은 서울 도심에 위치한 데다 외국인 이용자가 많고 업종의 특성상 이용자들의 정확한 이름과 연락처를 확보하기가 어려워 조기 진압에 실패할 경우 ‘n’차 감염으로 인해 그 피해 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질 수 있다.

정부는 지난달 20일 ‘고강도 거리 두기’를 ‘완화된 거리 두기’로 전환하면서 유흥시설의 운영을 허용했다. 방역당국조차 “주말이면 클럽에 사람이 너무 많이 모인다”고 우려했던 때인데 생활필수업종도 아닌 위험시설의 영업을 허용해야 했는지 의문이다. 정부는 어제 오후 전국의 유흥시설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운영 자제’ 행정명령을 내렸다. 감염 위험도를 모니터링해가며 더욱 강제적인 조치를 취해야 한다.


13일부터는 전국의 초중고교가 순차적 등교 개학에 들어간다. 그러지 않아도 황금연휴 후 2주간의 잠복기도 기다리지 않고 등교를 결정한 데 대해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집단 감염이라는 새로운 돌발변수가 생긴 만큼 등교 개학의 방역 안전성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집단 감염은 유흥시설뿐만 아니라 PC방 학원 직장 종교시설 생활체육시설 등 밀폐된 곳이면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그동안 선방한 데서 오는 자부심에서 느슨해도 된다는 잘못된 신호를 주었을 수 있다.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긴장하고 무너진 방역의 둑을 다시 쌓아올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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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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