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탈원전·신재생에너지 부작용 드러났는데도 가속페달 밟나

동아일보 입력 2020-05-09 00:00수정 2020-05-0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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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에너지정책의 뼈대를 짜는 워킹그룹이 2034년까지 원자력발전의 비중을 10% 밑으로 떨어뜨리는 내용의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초안을 어제 발표했다. 석탄발전소를 절반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대폭 늘리는 방안도 내놨다. 이 방안대로라면 전기료의 급격한 인상 등 여러 부작용이 나타날 것으로 보이지만 별다른 대책은 제시되지 않았다.

워킹그룹 초안은 현재 19.2%인 원전의 발전 비중을 2034년까지 9.9%로 떨어뜨리며 60기인 석탄발전소 중 30기를 없애는 게 핵심이다. 부족한 전력은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으로 대체하고 15.1%인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40%까지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 그룹의 의견은 약간의 손질을 거쳐 정부안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놓고 찬반이 엇갈려 왔고 정권 출범 당시 예상하지 못한 문제점들이 속속 드러났는데도 이번 초안은 가속페달을 밟았다. 10기 폐쇄를 결정한 2017년 8차 계획에 한빛3호기를 추가해 2034년까지 11기를 폐쇄하겠다는 것이다. 지난 수년간 온실가스 배출 감소에 원전 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다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확산해 선진국들까지 원전 신규 건설에 나서고 있지만 이런 변화는 고려되지 않았다.


발전원 중 경제성이 가장 높은 원전을 서둘러 폐쇄할 경우 전기 생산비용은 올라간다. 석탄발전소를 줄이고 값비싼 LNG 발전으로 대체하면 미세먼지 감소엔 도움이 돼도 역시 전깃값 상승 요인이 된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는 예상과 달리 안정성이 떨어지고 높은 단가도 상당 기간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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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출범 전 10조 원 넘는 흑자를 내던 한국전력이 작년 1조3566억 원의 적자를 낸 데에는 원전 가동률 하락과 LNG 발전 확대 탓이 컸다. 저렴한 전기요금을 바탕으로 성장한 한국의 기간산업에 전기요금 인상은 타격을 줄 수 있다. ‘친환경 에너지’ 취지 자체에는 많은 이들이 공감할 것이다. 문제는 무리하게 추진하다 보면 현실에선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낳을 수 있다는 점이다. 지금은 가속이 아니라 부작용의 보완과 속도 조절이 절실한 시점이다.
#9차 전력수급기본계획#한국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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