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전 영국 런던의 한 진료실로 류머티즘성 관절염에 걸린 50대 여성이 신경면역학자인 저자를 찾아왔다. 손 관절이 부어올라 통증을 일으켰고 무릎의 뼈가 손상돼 제대로 걸을 수 없었다. 의사가 마음 상태를 묻자 그 여성은 “늘 비관적인 생각과 죄책감에 사로잡혀 있다”고 말했다. 그가 우울증에 걸렸다는 걸 확신한 저자는 선배 의사에게 이를 알렸지만 반응은 무덤덤했다. “자네가 그 부인이라면 우울증에 안 걸리겠나?”
저자는 서구 근대철학의 원조인 데카르트의 이원론에 기반해 오랜 기간 몸과 마음의 질병을 별개로 보고 치료해온 서구 의학에 의문을 던진다. 그 여성의 우울증은 ‘우울증에 걸렸다는 생각’에서 온 것이 아니라 염증에서 왔다는 것에서 출발해 우울증은 염증이 만들어낸다는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다. 염증이 뇌에까지 영향을 미쳐 우울증을 유발한다는 주장을 사례와 함께 흥미롭게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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