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의 ‘엄지 척’… 코로나 병실서 맞은 104세 할머니의 어버이날

강동웅 기자 입력 2020-05-08 03:00수정 2020-05-08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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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일째 치료 국내 최고령 확진자 폐렴 증세 고비 넘기며 호전
의료진 “힘 드리자” 카네이션 선물
7일 오후 3시경 경북 포항의료원의 한 음압병실. 방호복 차림의 김정아 간호사가 병실로 들어섰다. 김 간호사의 손에는 붉은색 카네이션이 있었다. 그는 침대에 누워 있는 최모 할머니(104)의 가슴에 카네이션을 달았다. 최 할머니는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최고령 환자다.

가슴에 달린 카네이션을 보면서 최 할머니는 두 손을 모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포항의료원 관계자는 “고령의 환자들은 심리 상태에 따라 증세가 바뀔 수 있다”며 “어버이날에 자식들 얼굴조차 보지 못해 상심하실 할머니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싶어 이벤트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앞서 최 할머니는 2012년부터 경북 경산시 서린요양원에서 생활했다. 올 3월 10일 요양원에서 코로나19 환자 26명이 집단 발생했다. 최 할머니도 함께 확진 판정을 받았다. 곧바로 포항의료원으로 이송돼 음압병실에서 60일 넘게 격리치료를 받고 있다. 고령에도 불구하고 현재 안정적인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지난달 28일 코로나19 진단검사에서 양성이 나와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때 고비도 있었다. 지난달 2일 폐렴 증세가 악화돼 4일 동안 산소호흡기 치료를 받은 것이다. 검사 결과 코로나19에 장염까지 발생했다. 코로나19 중증도를 판단하는 수치(CRP)가 위험 수준인 10.0을 넘어섰다. 정상 수준은 0.5∼1.0이다. 의료진조차 당시 “위험한 상황이다. 앞으로 장담할 수 없다”고 진단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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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조금씩 증세가 호전됐다. 현재 CRP 수치는 1.0 이하로 떨어져 정상을 거의 회복했다. 워낙 고령인 탓에 기력이 부족해 하루 종일 누워 있지만, 의료진을 보면 자주 미소를 짓는다. 의료진은 최 할머니에게 “미소가 꽃처럼 아름답다”며 ‘꽃님이 할머니’라는 애칭을 붙였다.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최 할머니가 완치되면 국내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최고령 사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지 국내 최고령 완치자는 3월 25일 격리 해제된 97세 여성이다. 중국과 미국에서는 최 할머니와 같은 104세의 노인 환자가 각각 완치 판정을 받은 바 있다.

강동웅 기자 leper@donga.com
#코로나19#질병관리본부#최고령 확진자#어버이날#카네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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