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서울의 미래 고민 없이 집값 정책으로만 접근한 용산 개발

동아일보 입력 2020-05-08 00:00수정 2020-05-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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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교통부가 그제 내놓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방안 중 관심을 가장 많이 끈 건 서울 용산의 코레일 철도 정비창 터 개발계획이다. 51만 m²의 용산 정비창 터에 ‘미니 신도시급’인 8000채의 아파트를 짓겠다는 계획이다. 공공·민간이 절반씩 짓고 공공이 건설하는 4000채의 절반 정도를 임대주택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일반분양 아파트만 6000채로 이르면 2023년 말 분양이 이뤄질 것이라고 하는데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지역의 공급량을 대폭 늘려 집값 안정에 도움이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주택정책에 역점을 두고 접근한 나머지 서울의 마지막 남은 노른자위 땅에 아파트만 잔뜩 들어서는 개발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번 발표는 규제 일변도 주택정책을 펴온 현 정부가 모처럼 공급 확대에 방점을 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하지만 여의도 면적의 6분의 1이 넘는 서울 중심부 땅의 개발 문제를 주택공급 확대 차원에서만 접근하는 것은 장기적 관점의 도시 정책으로는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리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좌초한 오세훈 전 시장 때 국제업무지구 개발사업, 2018년 발표했다가 집값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보류된 박원순 시장의 ‘여의도·용산 통개발’ 등이 이곳을 중심으로 추진된 건 글로벌 도시 서울의 미래를 좌우할 땅이라는 데 폭넓은 동의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높은 잠재적 가치를 고려할 때 서울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면서 일자리 창출 등 경제유발 효과를 극대화하는 시설이 충분히 들어서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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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수도권 집값 안정을 위해 공급 확대가 필요하지만 빈 땅마다 아파트를 세워 주택 절대량을 늘리는 것이 도시개발의 절대 명제가 돼선 곤란하다. 골목도 좁고 주차도 어려운 오래된 주거지 대신 깨끗하고 편의시설이 잘되어 있는 새 집에서 살고 싶어 하는 마음이 쌓여서 아파트 수요를 폭증시키고 있다.

서울 도심의 주택 공급 문제는 낡은 주거지역의 재건축, 재개발을 활성화하고 교통 인프라를 확충시켜 주는 걸 중심으로 하고, 유휴지 개발은 업무와 주거·공원 같은 휴식시설이 어우러지게 설계해야 한다. 국토부와 서울시는 서울의 총체적 미래가치를 높일 수 있도록 보완해 구체적 계획을 마련해야 한다.
#국토교통부#용산 정비창#미니 신도시#주택 공급#잠재적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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