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세 장애아들 살해 후 극단선택 시도한 아버지, 항소심서 집행유예

뉴스1 입력 2020-05-07 14:41수정 2020-05-07 14: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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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 © News1 DB
장애를 가지고 있는 15세 아들과 동반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40대 아버지가 항소심에서도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부산고법 형사 1부(이흥구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은 A씨(48)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했다고 7일 밝혔다.

A씨의 아들 B군(당시 15세)은 2011년부터 희귀난치병인 소뇌위축증을 앓기 시작했다. 소뇌위축증은 소뇌가 서서히 위축되는 원인불명의 신경질환으로 보행장애, 손의 조화 운동 불능 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또 심장 질환을 일으켜 심하면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B군은 울산 동구의 A씨 집에서 치료를 이어갔지만 증세가 악화돼 산소호흡기를 착용한 채 생활해 왔다. A씨 역시 2016년 같은 병이 발병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고 취업도 하지 못한 채 아내의 수입으로 생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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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 기간에 아내의 외도를 의심하면서 아내와 잦은 다툼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던 중 2018년 11월29일 아내가 전날 외박을 하자, A씨는 아들과 함께 목숨을 끊기로 결심하고, B군이 착용한 산소호흡기를 제거하고 방 안에 척화탄 3개를 피워 B군은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숨졌고, A씨는 살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 재판부는 “생명에 대한 권리는 인간의 생존본능과 존재목적에 바탕을 둔 권리로서 그 어떤 권리보다 우선해야 한다”며 “비록 피해자가 희귀병을 진단받은 후 산소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하더라도 부모가 임의로 자녀의 생명에 대한 권리를 처분할 수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다만 피해자가 희귀병을 진단받은 2011년부터 상당기간 피해자를 보살펴 오면서 부모로서의 의무를 다해 온 것으로 보이는 점, A씨 역시 같은 병이 발병하면서 생업도 중단하게 됐고 그로 인한 절망감 등으로 우울증 진단을 받게 된 점, 피해자의 어머니가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했다.

1심 판결 이후 검사는 항소했지만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의 판단은 적정하다”고 검사항소를 기각했다.

(부산=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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