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교 반대’ 靑청원 20여개…“확진자 1명만 나와도 위험”

  • 뉴시스
  • 입력 2020년 5월 6일 15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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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13일부터 순차 등교개학 발표
'개학 추가 연기' 靑국민청원 20개 이상
"학교, 집단활동·단체식사 감염에 노출"
"등교개학 싱가포르…이틀만 집단감염"
학부모들, 교사에게 문자 등으로 우려 표해
"온라인수업 적응…2학기 이후 개학 원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교육부가 약 두 달 간 연기했던 초·중·고교 등교개학이 이달부터 순차적으로 시작되는 가운데, 자녀들 등교를 미뤄달라는 학부모들의 청와대 국민청원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6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이 게시판에는 초·중·고교 학생들의 등교개학을 추가로 연기해달라는 청원이 20여개 올라왔다. 이 중 지난달 24일 등록된 ‘등록 개학 시기를 미뤄주시기를 바란다’는 제목의 청원에는 이날 오후 3시 기준 9만명이 넘는 인원이 동참했다.

이 외에도 ‘등교 선택권을 보장해달라. 자녀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부모의 권리를 보장해달라’, ‘코로나19로 인한 5월 개학 반대’ 등 제목의 청원들이 게시됐다.

9만여명이 동참한 국민청원을 게시한 청원인은 “최근 코로나19의 신규 확진자 수가 50명 이하로 감소했고, 정부는 등교개학을 추진하려는 것 같다”며 “그러나 등교개학 시점을 구체화하는 것은 아직 이르다고 생각된다”고 적었다.

이 청원인은 “학생들이 일일이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감독하는 것은 사실상 어려운 일이고, 집단 활동이 잦으므로 학생들 간의 접촉이 빈번한 만큼 학교는 코로나19 확산에 매우 적합한 장소”라며 “단체식사를 하는 학교 특성상 1명의 확진자가 섞여있어도 학교 전체가 감염에 노출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섣불리 등교개학을 추진한 후 집단감염을 맞이하게 된 싱가포르의 사례도 주목해야 한다”며 “방역 모범국이라 불리며 근소한 확진자 수를 유지하던 싱가포르는 지난 3월23일 등교개학을 결행했지만 단 이틀 만에 집단감염이 발생해 지난달 다시 재택수업을 시행했다”고 덧붙였다.

‘등교 선택권 보장’ 청원을 올린 청원인은 “등교를 원하는 학부모들은 자녀를 등교시키고, 등교를 원치 않는 학부모들은 집에서 자녀를 돌보게 해달라”며 “이렇게 하면 양 집단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교실의 밀집도를 줄여 보다 안전한 등교를 가능하게 하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제안했다.

그러면서 “자녀의 생명과 건강을 담보 삼아 등교시키기를 원치 않는 부모들의 자녀까지 강제로 등교해야 하는 일이 없도록 유연한 정책을 제공해 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이 청원에는 이날 오후 기준 1만9000명이 참여했다.
교육부는 지난 4일 브리핑을 열고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순차적 등교수업 계획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고3은 오는 13일부터, 고2·중3·초1~2학년과 유치원생은 20일부터, 고1·중2·초3~4학년은 27일부터 등교하게 된다. 중학교 1학년과 초5~6학년은 다음달 1일부터 등교수업이 진행된다.

이처럼 자녀들의 등교개학이 다가오면서 담당교사에게 전화나 문자메시지 등을 통해 자녀의 코로나19 감염에 대한 우려를 표하는 학부모들이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소재 초등학교에서 근무하는 1학년 담당교사는 “교육부가 등교개학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녀들의 감염을 우려하는 학부모들의 문자메시지가 이어지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이 많이 줄기는 했지만 무증상 감염도 존재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감염될까 걱정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했다.

고3 자녀를 둔 학부모 A씨는 “고3 학부모로서 고3이 먼저 등교하는 것에는 조심스럽게 찬성한다”면서도 “단 황금연휴가 끝나고 2주 뒤인 19일 이후에도 확진자가 없다는 전제 하에 동의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A씨는 “나머지 학생들은 지금 온라인 수업에도 잘 적응하고 있기 때문에 생활방역 후에 감염 사례가 없다는 확실한 결과가 나오면 2학기 이후에 등교개학을 했으면 좋겠다”며 “곧 닥쳐올 더위에 에어컨과 선풍기, 공기청정기도 못 틀고 하루종일 교실에 앉아있어야 할 아이들도 생각해달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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