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이재용 “자녀들에 회사 경영권 물려주지 않을 것”…대국민 사과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15시 02분


코멘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경영권 승계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6일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며 “자녀들에게 회사 경영권을 물려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후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제는 경영권 승계 문제로 더 이상 논란 생기지 않게 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부회장은 또 “그동안 저와 삼성은 승계와 관련 많은 질책 받아왔다. 삼성 에버랜드 SDS 건에 대해 비난을 받았고, 최근에는 승계 관련 뇌물 혐의로 재판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라며 “많은 논란은 근본적으로 이 문제에서 비롯된 게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이 부회장은 “국민의 사랑과 관심 덕분에 삼성이 글로벌 일류 기업으로 성장했지만, 때로는 그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오히려 실망을 안기고 심려를 끼쳤다. 법과 윤리를 엄격히 준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라며 “삼성의 부족함, 그리고 저의 잘못입니다. 사과드립니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은 “경영환경 녹록치 않고 제 자신이 제대로 평가받기 전에 제 이후의 승계를 언급하는 것이 무책임한 일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자녀에게 경영권을 승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이날 경영권 승계 문제 외에도 삼성 노사 문화, 시민사회 소통과 준법감시 등에 대해 입장을 밝혔다. 그는 “그동안 삼성 내 노사 문화는 시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삼성 내 노조 문제로 상처 입은 모든 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삼성에서 무노조 경영이란 평가가 나오지 않도록 노동 3권을 철저히 보장하고 노사의 상생을 추구하는 등 건전한 노사 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부회장이 직접 대국민 사과에 나선 것은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3월 중순 “삼성 그룹 경영권 승계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발표하라”는 권고에 따른 것이다. 앞서 준법감시위 측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준법 의무를 위반하는 행위가 있었던 점에 대해 이 부회장이 반성과 사과는 물론 앞으로의 경영권 행사 및 승계에 관해 준법의무 위반이 발생하지 않을 것임을 국민들에게 공표해달라”고 권고했다.

사진공동취재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사진공동취재단/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이 부회장은 이날 자신과 관련된 재판이 모두 끝난 뒤에도 준법감시위가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시민사회와 언론은 기업 스스로가 볼 수 없는 허물을 비춰주는 거울이다. 준법은 결코 타협할 수 없는 가치이며 준법이 삼성 내부에 확고하게 뿌리내리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부회장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2015년 메르스 확산 사태 이후 두 번째다. 당시 이 부회장은 삼성서울병원이 메르스 감염 및 확산을 막지 못한 것에 대해 사과문을 발표하고 지원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이 기자회견은 이 부회장의 입사 이후 처음으로 연 기자회견 자리였다.

준법감시위는 김지형 전 대법관을 위원장으로 시민단체, 교수, 법조계 출신 외부 인사들이 주축이 돼 삼성의 준법 의무를 감시하기 위해 2월 출범했다. 준법위는 첫 활동으로 삼성이 2013년 자사 직원의 시민단체 후원 내용을 열람한 것에 대해 시정 권고를 했고 삼성은 사과한 바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 역시 준법감시위의 승계, 노조 문제 등을 통틀어 이 부회장이 직접 사과하도록 요구한 준법감시위의 두 번째 권고를 받아들인 것이다.

앞서 준법감시위는 지난달 10일까지 답변을 해달라고 요청했으나 삼성 측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삼성 경영진이 비상 상황이라 권고문 답변서를 준비할 시간이 모자란다며 한 달 뒤인 이달 11일까지로 이행 기간 연장을 요청한 바 있다.

이날 이 부회장은 “대한민국의 국격에 어울리는 새로운 삼성을 만들겠다”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서동일 기자 d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