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쓴채로 달리기 수업중 잇단 사망… 中 “학교 체육시간에 꼭 써야하나” 시끌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5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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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흡 곤란해 신체손상 가능성”… “마스크가 급사 원인 아닐수도”
사망원인 놓고도 의견 엇갈려

중국에서 학교 체육 수업 시간에 마스크를 쓰고 달리기를 하던 학생이 갑자기 사망하는 사건이 잇따라 일어나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중국 관영 관차저왕(觀察者網)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의 한 중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1000m 달리기 시험을 보던 중학교 3학년 학생(14)이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 이 학생은 N95 마스크를 쓰고 있었으며 호흡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본 목격자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허난(河南)성 저우커우(周口)시의 한 중학교 3학년 리(李)모 군(15)이 체육 수업 도중 운동장에서 달리기를 하다 갑자기 쓰러져 사망했다고 젠캉(健康)시보가 전했다. 리 군은 일반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리 씨의 아버지는 젠캉시보에 “학교 폐쇄회로(CC)TV에 찍힌 화면을 봤다. 아들이 달린 지 2, 3분 정도 지나 몸이 갑자기 뒤로 젖혀지며 쓰러졌다”고 말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을 사망 원인으로 의심하면서 “수업 시간이 오후였고 기온이 20도 정도였다. 마스크를 쓰고 달려서 (호흡이) 편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학교 측은 리 군 가족에게 37만 위안(약 6300만 원)을 배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14일에도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시의 한 중학교에서 체육 시간에 1500m 달리기를 하던 한 학생이 어지럼증을 느끼며 쓰러져 사망했다. 다만 이 학생이 마스크를 썼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크게 꺾였다면서 지난달부터 초중고교가 순차적으로 개학했다.

사망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자 인터넷상에서는 ‘격렬한 운동을 하는 체육 시간에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쓰게 하면 안 된다’는 비판 여론이 커지고 있다. 상하이(上海)와 저장성 등 일부 지역의 학교는 아예 체육 시간의 달리기 시험을 취소했다.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마스크가 사망의 직접적 원인인지를 둘러싸고 견해가 엇갈리고 있다. 젠캉시보에 따르면 상하이자오퉁대 의학원 부속 신화(新華)병원 쉬즈민(許之民) 주임은 “마스크를 쓰고 달리면 확실히 산소 흡입에 영향을 받지만 학생이 급사를 일으킬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반면 쑤베이(蘇北)인민병원 정루이창(鄭瑞强) 주임은 “마스크를 쓰고 달리면 산소 흡입이 제때 안 된다. 심각한 산소 부족으로 폐뿐 아니라 몸 전체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저우(廣州)중의약대 제1부속병원 허하오(何浩) 주임은 “자녀들이 마스크를 쓴 채 격렬한 운동을 하도록 하지 말라”고 권했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
#중국#코로나19#달리기 수업#사망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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