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 그릇 반찬 여럿이 먹는’ 食문화부터 바꾸자

동아일보 입력 2020-05-06 00:00수정 2020-05-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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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3월 22일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 두기’가 어제 종료되고 오늘부터는 일상생활과 방역을 병행하는 ‘생활 속 거리 두기’가 시작됐다. 생활 속 거리 두기에서는 모든 사회·경제활동이 단계적으로 재개되기 때문에 정부가 활동의 전제로 제시한 방역지침 준수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기침 예절 지키기 등 위생수칙을 지속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하지만 이것만으론 부족하다. 오랫동안 우리 생활에 자리한 관행들을 바꾸지 않으면 백신과 치료제 없는 코로나19를 극복하기가 어렵다. 대표적인 것이 찌개나 반찬을 함께 먹는 우리의 식문화다.

코로나19는 공기 중 비말뿐 아니라 식사 중에도 전염이 빈발해 당국은 식사 중에 대화를 자제하고 음식을 각자 접시에 덜어 먹도록 권고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별로 달라진 게 없다. 밑반찬이나 찌개에 여러 사람의 수저가 뒤섞이고 고기를 구울 때도 별도 젓가락 없이 먹던 젓가락으로 뒤집는 일상이 계속되고 있다. 집에서나 식당에서나 마찬가지다.

공용 젓가락이나 집게, 국자를 두고 음식을 자기 접시에 덜어 먹는 방식으로 바꾼다면 무분별한 음식 나눠먹기 때문에 전염병에 걸리는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위생뿐만 아니라 자원 절약과 음식물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데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동안 대부분의 식당들은 손님의 취향이나 요구와 관계없이 여러 밑반찬들을 손님 테이블에 올렸으며, 남겨진 반찬들은 그대로 버려졌다. 하지만 반찬통과 집게를 테이블에 비치해놓고 손님이 각자 원하는 만큼 개인 앞접시에 덜어 먹게 하면 버리는 음식이 획기적으로 줄 수 있다. 실제로 최근 일부 음식점들은 손님들이 알아서 반찬을 덜어 먹게 하는 맞춤형으로 전환해 호응을 얻고 있다.


여럿이 반찬을 나눠 먹는 것은 우리 민족이 수천 년간 공동체를 이루고 살아오면서 형성된 자연스러운 문화지만 위생적인 면에서는 진작 바꿔야 했다. 어렵게 달성한 코로나19 안정세를 유지하고 장기적으로 완전 극복하기 위해선 코로나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우리의 일상도 과감히 고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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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생활 속 거리두기#식문화#반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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